사격 최수근 선수의 금메달 시상식 후 기념촬영 장면. 가운데 하얀 모자를 쓴 사람이 폭행으로 뇌출혈이 의심되는 우리나라 선수단장 오원국씨. <사진제공 한국농아인협회>

제20회 호주 농아인올림픽 우리나라 선수단이 호주 괴한으로부터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농아인협회가 회원단체로 있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김성재, 이하 한국장총)은 성명서를 발표해 “농아인올림픽에 대한 안전 및 신변보장에 관한 문제는 농아인올림픽조직위원회에 있으나 자국민이 폭행을 당한 사건에 있어 외교통상부의 대처 및 처리과정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의 근거로 한국장총은 자국민에 대한 폭행사건에 대한 소식을 외교통상부의 정규 브리핑 및 공식채널을 통한 대처 및 발표가 아닌 단지 연합뉴스 등 일부언론의 보도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한국장총은 “주호주한국대사관 또한 가해자에 대한 처별요구 및 호주당국과의 유기적 대응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자국인에 대한 보호를 등한시한 직무유기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장총은 “외교통상부 장관의 자국민보호 의무 불이행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며 총 4가지 요구사항은 제시했다.

한국장총에서 제시한 요구사항은 ▲주호주한국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및 경과파악을 요청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호주정부, 해당 치안책임자, 맬버른 시장에 대해 항의서한을 전달함을 물론 빠른 시일 내에 가해자에 대한 공명정대한 처벌을 요구하라 ▲외교통상부장관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신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국가차원의 보상 및 지속적인 치료를 보장하라 ▲외교통상부장관은 한국농아인협회를 방문해 사과하라 등이다.

이러한 성명서가 발표되자 외교통상부는 18일 오후 8시30분경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외교통상부 등 정부의 대처과정을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보도자료에서 “주호주대사관은 사건 당일 밤, 가해자 친구들이 대표단과 동일 호텔에 투숙하고 있어 대표단이 신변에 불안을 느껴 경찰의 신변보호가 필요하다는 대표단의 요청에 따라, 가해자 친구들로부터 추가 위해가 발생치 않도록 호주 경찰이 경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현지 경찰당국은 대사관의 요청(1월 15일 밤 11시 30분경)에 따라 1월 16일 새벽 및 오전 2회에 걸쳐 경찰을 파견, 상황을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외교부는 “사건 다음날인 1월 16일 영사 1인을 현지에 파견해, 호주 경찰당국의 신속·공명정대한 사고처리와 적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다음날 영사파견이 이뤄진 것에 대해 외교부는 “맬버른은 수도 캔버라에서 800km 떨어져 있으며, 사고 접수 시점이 밤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 다음날 영사파견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파견된 영사는 입원중인 오원국 단장을 방문해 위로하고, 병원측이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오 단장과 협의 하에 장애인올림픽 관계자들로 하여금 우리측 피해자 문병 및 유감 표명하도록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교부는 “1월 18일 주호주대사는 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장과 호주 외교부에 서한을 발송해 우리 대표단의 유감과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조직위의 성의있는 대응을 요청했다”며 “호주 외교부는 1월 18일 우리 대사관 관계자에게 우리측 피해자들에 대한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명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외교부는 “외교통상부 아태국 심의관은 17일 방한 중인 호주 외교부 동북아담당 부국장에게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고 신속한 수사 및 수사 결과에 따른 합리적인 조치를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호주측은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덧붙이며 “주한 호주대사관은 18일 호주 외교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우선적 관심을 갖고 잘 해결하도록 맬버른 경찰 측에 촉구하였음을 외교통상부에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외교부는 “외교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구제절차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취해지도록 호주정부에 이미 요청하였으므로 앞으로 동 절차 이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법적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의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폭행을 당해 뇌출혈이 의심됐던 오권국 단장(1월 18일 퇴원)을 비롯해 우리나라 선수단 전원은 19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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