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호주대사 콜린 헤슬타인씨. <사진제공 한국농아인협회>

주한 호주대사 콜린 헤슬타인씨가 호주 괴한에 의한 제20회 농아인올림픽 선수단 폭행사건에 대해 지난 25일 한국농아인협회를 방문해 사과하고,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청각장애인인권센터 김기범 소장, 한국농아인협회 이정자 사무처장, 정희찬 팀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처장 등은 호주 경찰이 사고의 재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3명을 풀어줘 난동을 부리는 것을 방치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정희찬 팀장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재범을 우려해 선수들이 묶고 있는 방 문에 붙인 투숙 선수이름이 적혀 있는 명단을 모두 떼어내야 할 정도였다’고 헤슬타인 대사에게 전해졌다.

이에 대해 헤슬타인 대사는 ‘세계 7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도 비통한 심정으로 한국으로 돌아왔을 한국 선수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며, 죄송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사과했다고 한국농아인협회는 전했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호주정부는 물론 호주국민들도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가슴 아파하고 있고 본인도 가슴이 아픈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호주정부와 호주 국민들은 피해자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으며, 완쾌하길 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문제에 대해서 헤슬타인 대사는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요구사항에 대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사건을 위해 자주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호주경찰이 이 사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신중한 결정을 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며 경찰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수사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헤슬타인 대사는 피해를 입은 선수와 임원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기범 소장은 헤슬타인 대사의 사고 표명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피해자들이 납득이 될 수 있도록 가해자를 처벌하는 등 신속한 해결과 피해자에 대한 적법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이번 일로 호주 정부나 호주 장애인단체와 소원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작성한 ‘주한 호주대사님께 드리는 글’을 전했다.

한국농아인협회에서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한국농아인협회>

주한 호주대사님께 드리는 글

귀 대사님의 건승과 귀 대사관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지난 1월 5일부터 16일까지 귀 국 호주의 멜버른에서 열렸던 제20회 농아인올림픽에서 호주정부가 베풀어주신 호의에 대하여 참여했던 농아인선수와 임원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대회기간 중에 발생한 멜버른 농아인올림픽경기에 참여한 한국인들에 대한 폭행사건은 한국의 정서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불행한 사고였습니다. 또한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멜버른 경찰서에서 사건처리의 과정을 지켜보며 농아인올림픽에 참여했던 피해자들이나 우리 협회는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농아인올림픽 출전을 위하여 출국한 우리나라의 선수들은 우리나라 농아인을 대표하여 국가대표 자격으로 간 것이며,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공무원까지 동행하는 등 공식적인 경로를 통하여 호주에 입국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멜버른 경찰서가 가해자들에 대하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은 이러한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가해자들이 경찰서 조사를 받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하여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호텔에 가해자들이 호텔에 묵도록 방치하여 가해자들이 술에 취해 고성 방가하는 것을 방관한 처사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귀 대사관이 지난 21일 보여주신 전향적인 입장에 대하여 우리협회는 감사와 환영의 뜻을 표합니다. 귀 대사관에서 밝혀주신 것처럼 “빅토리아 경찰이 이 범죄사건을 상당히 심각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며”,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이라는 약속을 꼭 이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 협회는 현재 재판을 통하여 진행되는 폭력사태로 인하여 생긴 심적 물적 피해를 호주정부로부터 신속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이와 함께 폭행을 당한 우리나라의 임원 및 선수들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호주정부에 입국했으므로 호주 정부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할 책임이 있으므로 호주정부의 적법한 과정을 통한 보상만이 아니라, 피해를 당한 우리나라 선수와 임원이 재판과정에 참여하는 등 소요되는 일체와 경비와 노동력 상실에 따른 비용, 정신적인 피해 등에 대하여서도 보상을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 한국농아인협회는 앞으로도 호주정부나 장애인단체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맺길 원하며, 귀 대사님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 드립니다.

2005. 1. 24.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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