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들이 서울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이 철수한 공청회장을 정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장애인차량 LPG 지원사업 개선방안’ 최종보고서 작성에 앞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공청회가 장애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회의실(본관 2층)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 공청회는 서울지체장애인협회 회원 200여명이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차량 LPG 지원축소를 위해 요식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대회의실을 원천봉쇄 바람에 열리지 못했다.

서울지체장애인협회 하영택 회장은 “LPG 지원예산이 장애인복지예산보다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에 대해 장애인복지예산을 끌어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LPG 지원예산을 축소부터 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또 “복지부는 전체 장애인의 약 20%에 해당하는 LPG 사용자를 고소득층으로 규정하고, 저소득층인 LPG 비사용자와의 형평성을 맞춰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장애인들 사이를 갈라놓고 있으며, 결국 LPG 지원축소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우리는 이번 공청회가 복지부가 장애인차량 LPG 지원축소를 결정하기에 앞서 거치는 요식행위라는 판단하고, 공청회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공청회를 열지 말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이 수렴된 방안을 만들어 공청회를 열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체장애인협회 양천구지회 이안중 지회장은 “복지부가 내년 시설 예산을 엄청나게 증액하려고 하면서 재가장애인들이 쓰고 있는 LPG 예산은 줄이려고 하는데 어떻게 참고 공청회를 지켜보겠냐”고 말했다.

서울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 정원석 지회장은 “고용장려금 축소도 그렇고, LPG 지원한도 제한도 그렇고 참여정부에 들어서 장애인복지가 축소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LPG 지원이 축소됐을 때, 우리가 확실하게 투쟁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확실한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장을 점거한 장애인들은 투쟁가를 부르며 공청회 장소를 지켰으며, 토론자로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보건복지부 관계자,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물에서 떠나는 것을 확인한 후에 해산했다.

공청회 주최측 관계자는 “공청회가 LPG 지원축소를 위한 요식행위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것이었는데 무산돼 아쉽다. 다른 방법으로 의견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겠다”고 밝혔다.

서울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이 LPG관련 공청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회의실을 점거하고, 공청회 거부투쟁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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