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이 '훈·포장 반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오는 10일 개막하는 제2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보이콧을 강행할 방침으로 대회 파행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일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의 문화관광부 즉각 이관’을 요구하며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점거농성에 들어갔던 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접 만나 훈·포장을 반납하고 면담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복지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9일 자진 철수하고, 체전 보이콧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하영택 대표는 9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6일에 장관을 직접 만나 훈·포장을 반납하고, 우리의 요구를 밝히려고 했다. 복지부 왕진호 장애인정책과장이 점거농성장을 찾아와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으나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얘기뿐이었다. 훈장을 반납하겠다고 하자, 자신은 훈장을 반납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 수령을 거부했고 우리는 9일까지 장관 면담약속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우리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체전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에도 복지부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며 보이콧 강행배경을 설명했다.

하 대표는 “우리는 전국체전 개막식 단상 점거는 물론 체전기간 내 복지부의 공식적인 행사에 나가 우리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왕진호 과장은 선수들의 훈·포장 반납에 대해 “반납 받아 무엇 하겠나. 오히려 정부에서 준 훈장이니 선수들이 반납 않도록 우리가 노력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한 뒤 “선수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문광부와 실무협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 중에 있으니 곧 단체에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의 보이콧으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제2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오는 10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청주, 충주, 청원 등지에서 3박 4일간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대한체육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육상, 수영, 축구, 휠체어농구 등 총 18종목, 1천8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해 기량을 겨룬다.

제25회 전국장애인체전을 밝혀줄 성화는 지난 7일 오전 10시 청주 천년각 광장에서 채화돼 2박 3일간 30명의 주자에 의해 도내 43구간 525㎞를 돌아 9일 도청광장에 안치, 10일 오후 5시 40분 청주종합경기장에 점화된다.

9일 오후 7시 청주 예술의 전당 광장 특설무대에서는 다양한 음악공연과 창작무용극, 레이져쇼, 불꽃놀이 등 풍성한 전야제행사가 마련돼 있다. 대회 개회식은 10일 오후 5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생명의 꿈’을 주제로 열리며, 폐막식은 13일 오후 5시 ‘희망의 시작’을 주제로 진행된다.

대회기간 동안 종합경기장 특설무대에서는 대학응원단 시범, 브라질 삼바공연, 밸리댄스, 품바 등의 흥겨운 공연을 비롯해 창작극 ‘시집가는 날’ 등 주제공연이 펼쳐진다. 종합경기장 광장 주변에서는 경기장 퍼레이드, 봉숭아 물들이기, 민속놀이, 페이스페인팅, 해머치기 등 체험이벤트도 진행된다.

한편 이번 체전에는 국제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IPC) 위원장이자 IOC위원이기도 한 필 클래번(Phil Craven)위원장이 초청돼 개막식과 주요경기를 관람하고, 주요 인사들과 한국 장애인체육 발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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