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26일 오후 복지부 청사 앞에서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를 열어 MB정부의 장애인 인권 말살 정책을 규탄했다. ⓒ에이블뉴스

44명 인원 감축, 지역사무소 1년 존치 후 존폐여부 결정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축소안이 26일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원안 통과됐다.

문경란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차관회의에 참석해 국가인권위 독립성의 의미, 행정안전부안의 부당성,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 국제사회의 우려 등을 전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이로써 행정안전부 장관인 이달곤 국무위원의 이름으로 차관회의에 제출된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전부개정령안은 오는 3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될 준비를 마쳤다.

인권시민사회단체들과 국가인권위는 이 소식을 전해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여온 국가인권위 독립성보장 및 축소철회를 위한 인권시민사회운동진영 공동투쟁단은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위 축소안의 국무회의 상정 저지를 위한 투쟁을 선언했다.

국가인권위는 27일 오전 7시 긴급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모색한 뒤, 그 결과를 오전 10시 각 언론사를 상대로 브리핑하기로 했다. 전원위에서는 안경환 위원장이 직접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번 축소안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번 소식을 듣고 가장 분개하는 쪽은 바로 장애인계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차관회의가 시작되던 오후 2시께부터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를 개최하고, "이명박 정부가 장애인 인권의 시계를 뒤로 돌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420공투단은 이 대회를 마치고, 곧 바로 같은 장소에서 최옥란 열사 7주기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추모제를 마친 뒤에는 밤샘 노숙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420공투단은 "이명박 정부 1년, 우리는 투쟁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아니 피땀 어린 성과들조차 무력화될 수 있음을 너무나도 절절히 깨달았다"면서 4월 20일이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 되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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