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자립생활지원 제도화를 논한다-①

내 아이 때문에 얼결에 선 장애운동이다. 장애인이 사람으로 살기엔 이 놈의 현실이 너무도 척박하여 서러움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리고 아직도 현장에 서면 씩씩해야지 했던 다짐과 다르게 또 눈물을 흘리고 만다.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은 차별하는 사회이고, 차별을 방치, 방관하는 국가 정부인데, 장애인과 그들의 부모, 같은 아픔을 가진 당사자들끼리, 부모들끼리 서로 가장 힘들다며 서로 할퀴고 으르렁댄다.

장애인 다 굶고, 아사하는 판국에 이 얼마나 우스꽝스런 몰골이란 말이냐.

‘당사자주의’는 자립운동에 불씨가 되어 장애 당사자 운동을 하게 되었고, ‘장애인 교육권 확보’운동은 장애인 부모운동으로 확산 되어간다.

제대로 교육받아(받게 하여) 사회인으로써 일정정도 자기 역할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고자(시키고자)함이라 장애인교육권운동과 자립운동은 별개의 운동이 아니다.

이제 시작한 당사자운동과 장애부모운동 어떻게 결합해 전체 장애 운동으로 승화시켜 사회를 어떻게 바꿔 내야할지 고민해야 할 바로 이때에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앞두고 서로 이기적이란다.

장애운동 이론에 관한 책 한 권 안본 사람이지만 장애 운동판 안에서도 상식적이지 못한 논리는 그 어디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 당사자들 자립을 원하는 것만큼 우리 부모들도 아이 자립생활이 소원이다. 그리고 다른 형제 자매의 자립을 도와야한다.

얼마 전, 에이블뉴스에 '부모가 보는 당사자주의'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장애인 생활수용시설 방문 경험으로 충격을 심하게 받았기 때문에 내 아이 시설 보내지 않고 지역사회 자립시킬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만약 시설에 가야한다면 작금의 수용시설 형태는 아니어서 어떻든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당사자주의’, ‘당사자 자립운동’, ‘자기결정권’, ‘자기주장’…. 이런 단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아직 못하는데 그 때까지 어떡하지? 열심히 가르쳐 보겠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못하게 된다면? 다른 장애인들이 자립운동같이 해줄래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자기주장 가능한 장애인들이 말하는 ‘당사자주의’는-(발달장애인 내 아이를 위한 자립에 대한 나의 소원과 고민은 소용없는 짓거리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도대체 왜 난 내 아이위해서 싸울 수도 없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꼴난 글하나 쓰고는 3일을 꼬박 앓아누웠었다.

이후로 ‘시설’과 ‘당사자주의’ 이야기만 나오면 내 몸은 감기몸살 반응이 온다. 실제로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이제 ‘당사자주의’를 장애인들에게 가르친 전문가들의 대답이 정말 듣고 싶다.

자립운동 불 지핀 것은 좋다, 훌륭하다, 그런데 바람 부는 대로 ‘당사자주의’ 불똥이 튀어 너도 나도 다 태워버릴 대형산불이 날 이쯤이면 불길 잡는 법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당사자가 어리거나, 장애특성상 자기주장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을 대신하여 장애권리 확보를 위해 뛰는 부모들을 배척하고, 배제하고, 장애 유형을 갈라놓고, 자기와 다른 장애유형을 가졌다고 다른 사람의 능력과 삶까지 규정지으려는 것이 당사자주의 논리에 맞는 것 인지, 활동보조는 성인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애 당사자만의 권리인지, 누가 좀 내게(나를 포함한 장애인 부모들에게) 설명 해주었으면 한다.

얼마 되지 않는 장애인 부모운동에서 내게 가장 큰 상처는 장애부모들 간의 싸움이고,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당사자와의 싸움이다.

상처받지도 아프지도 말았으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 ‘활동보조제도화’때문에 당사자주의 글 쓸 때보다 더 많이 아프다. 지금 내가 너무너무 아프지만 이것이 장애운동이 성숙되는 과정이라면 조금만 더 견뎌보겠다.

지금 장애권리를 위한 운동하려는 부모들은 자녀들 미래를 위해 투쟁하고, 목표가 ‘장애인 자립’이 소원인 부모들이다. 더 이상 ‘당사자’, ‘당사자주의’로 부모운동 조직에 상처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애 당사자들 지역사회 자립을 원한다면 먼저 장애인 부모와 화합하는 것부터 배워라. 장애인부모들은 당신들의 부모님처럼 당사자를 안고 갈 넓은 마음이 있다.

화합을 배우지 못하는 당사자주의의 자립운동은 지역사회에도 반드시 한계가 있을 것이며, 화합이 없는 ‘당사자주의’는 ‘이기주의’다. 비장애인들은 우리 장애부모들보다 훨씬 냉정 할 테니까.

*이 글은 장애인참교육부모회 김경애 대표님이 보내오신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자립생활지원 제도화(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와 관련한 각종 기고를 환영합니다. 정신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뿐만 아니라 활동보조인 서비스 전달체계와 관련한 글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열띤 토론이 에이블뉴스를 통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참고로 에이블뉴스에 게재되는 모든 글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문의:02-792-7785 *보내주실곳: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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