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의 릴레이 인터뷰 '이슈와 사람들' 다섯 번째 인물인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에이블뉴스

[이슈와 사람들]⑤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상>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정책은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장애인 공약인 장애인차량 LPG 개별소비세 폐지는 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에이블뉴스가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에게 물었다. 에이블뉴스는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401호 윤 의원의 사무실에서 ‘이슈와 사람들’ 다섯 번째 인물로 윤 의원을 만났다. 윤 의원은 서울 강동을 출신 장애인당사자 국회의원이다.

윤 의원은 장애인당사자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정책이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꼬집어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명박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윤 의원과의 인터뷰는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 첫 번째 편은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정책과 장애인공약에 대한 점검, 두 번째 편은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출마에 대한 입장과 한나라당 중앙장애인위원장으로서의 계획 등이 다뤄진다.

백종환: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 정책,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지난 정부보다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윤석용: 나는 장애인 정책이 활성화되고, 예산도 제대로 책정이 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러나 또 여당으로서의 한계가 솔직하게 있습니다. 이것을 감안해가지고 얘기가 되어야 하는데요.

첫째는 MB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약자에 대해서 상당히 의무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서울시장 할 때 장애인 정책을 사실 참 잘했다고 나는 봐요. 특히 교통체제, 지하철마다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저상버스를 만들고, 장애인콜택시를 만들었어요. 힘든 일인데 해냈어요.

MB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공납금을 못 내는 사람들한테 시청에서 장학금을 줘서 정말로 돈 없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없게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도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자기가 뭘 도와줘야 한다고, 옛날에 싸움을 했는데 어려운 사람이 당하는 것을 보고 나서서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데 경제가 갑자기 어려워졌어요. 진짜 제대로 됐으면 공약을 제대로 지킬 사람인데요. 능력이 그 만큼 뛰어난 사람이에요. 그런데 누구도 예측을 못하는 경제 상황이 됐어요. 장애인 문제는 경제 문제하고 직결되거든요. 여기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제가 조금 나아지기도 합니다만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 비해서 4배 이상 실업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고 사회적 편견이 아직 심화되고 있어요. 요새 인턴채용을 많이 해도 장애인 인턴채용이 하나도 없어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것이 한계로 다가와요.

복지를 제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경제 성장이 없는 복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내가 민주노동당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복지를 하기 위해서 한나라당을 온 것이에요. 그래서 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한계로 인해 자괴심도 있습니다. MB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겠나 생각해요.

그래서 MB가 저 경제성장만 되면 할 것이라고 봐요. 지금 MB가 들어오고 나서 장애인 정책이나 예산이 줄어든다, 이런 말을 하지만은 내가 봤을 때는 예산의 중복 투자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MB한테 조금 더 기회를 주고 기대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요. 앞으로 3년이란 세월이 남았기 때문에 기다리면 성과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기다려주면 장애인정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이블뉴스

백종환: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장애인 공약인 장애인차량 LPG 개별소비세 면제에 대해서 보건복지가족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을 뿐더러 기획재정부도 명확한 반대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은 거짓말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윤석용: LPG 문제는 내가 만든 대통령 공약이에요. 대통령은 내용도 모르고 했던 것이죠. 지난 정권에서 가장 잘못했던 것 중의 하나가 장애인 정책입니다. 저는 지난 정권이 장애인 정책에 대해서는 많이 후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 중에 대표적으로 LPG문제와 사회복지예산을 지방이양하는 정책을 펼쳤던 것이죠.

LPG는 사실 큰 시각차가 있어요. 정부 나름대로는 장애인예산 한 7~8천억원 중에서 5천억 정도가 LPG로 그것을 교통수당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요. 여론을 바꾸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는 부당 수급 문제인데요. 이것을 단속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카드를 당사자 말고는 주지 말고 사진을 넣어 확인해서 주면 되는 문제라고 봤어요. 그걸 장애인한테 책임을 돌려놓은 것이죠.

가장 큰 문제는 정부에서 조세정책에서 특례조항을 없애려고 하는 것입니다. 면세 조항을 전부 없애려고 하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택시도 마찬가지로 없애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제일 큰 문제는 복지부의 의지입니다. 장관은 LPG를 없앤 것을 하나의 치적으로 생각하는 사고를 갖고 있어요. 장관이 요지부동입니다. 장애인에게 유일하게 보편적인 정책은 LPG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그걸 하나의 시혜로 보는 것입니다.

돈 있는 사람만이 차가 있나요? 현실을 보면 장애인이 돈 있어서 차를 갖는 게 아니고 생활이 불편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장애인들은 자동차를 보조 수단으로 봐요. 보조 기구죠. 생활, 교통, 교육, 의료, 일자리 등 이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입니다. 그게 사고의 차이에요.

기획재정부 예산 담당하는 사람들이 복지예산 자체를 시혜적인 예산, 잉여 예산이라고 생각해요. 투자 예산으로 안 보는 거죠. 이게 사고의 차이죠. 그런데 이것이 나쁜 생각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복지예산은 예산이 좀 남으면 가는 거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 투자를 한다는 경직된 사고를 갖고 있어요. 내가 수십 명을 만났는데, 말단직원까지 과장까지 모두 그런 사고방식이에요. 그러니 복지부에서 아무리 좋은 안을 갖고 있어도 시끄럽게 데모하고 사정해야 조금 주는 것이 예산 집행의 현실이죠. 야당은 소리라도 지를 수 있지만…. 여당의 환경을 이제 알겠어요.

솔직하게 말해서 한국의 복지는 복지가 아닙니다. 무늬만 복지에요. 현실적인 복지는 거의 없어요. 보육정책을 보면 보육교사는 교육을 얼마나 받았느냐와 상관없이 월급이 모두 똑같아요. 이러니 누가 공부를 하겠어요. 8시간 근무하도록 근로기준법에 해 놓고도 12시간 근무하는 게 현실인데도 수당을 전혀 안주고 있어요.

장애인 담임을 맡아도 특수교사에게 수당을 안줘요. 장애인 특수교사들이 어린이 집에도 못 와요. 누가 오겠어요. 차라리 과외 하는 게 낫지. 그냥 형식적으로 법만 제정해 놓고 실질적으론 내용이 전혀 없어요. 한 개라도 제대로 돼야하는데. 빨리 편협한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백종환: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3년 정도 남았는데요. 앞으로의 복지가 좀 지나면 어느 정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계신데, LPG 지원제도에 대해서도 기대를 할 수 있겠습니까?

윤석용: 경제만 살아나면 뭐. 솔직하게 말하면 참 갑갑합니다. 내가 그 공약을 만들었지만 사고의 차이가 있으니까 참 어려워요. 밀어붙이면 몇 년 연장을 할 수가 있어요. 장애인이면 자동차 타는 게 당연하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잘 안되네요. 그럼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볼까, 전기차를 어떻게 해볼까하는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우선 연장하는 것은 국회에서 할 수가 있어요. 그것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도 별로 없어요.

그러나 과연 정부하고 함께 가면서 이것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여당 의원의 한계입니다. 그래서 갑갑해요. 예전 같으면 목소리 높여 가면서 데모하고 했겠죠. 그렇지만 장관부터 사고가 안 돼 있는데, 장관이 죽어도 안 된다 하고 있는데 이게 되나요? 내가 수십 번을 이야기 하고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야기가 안돼요.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올해로 종료되는 장애인차량 LPG 지원제도의 폐지가 유예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뉴스

백종환: 연장 기간은? 이제 올해로 끝이 나는데?

윤석용: 1~2년은 가능할 것 같아요.

백종환: 어떻게 거기에 대한 접촉이 있었나요?

윤석용: 나는 법을 개정해서 LPG는 당연히 하라고 한 사람이에요. 내가 나서서 1년 연장하자, 2년 연장하자 소리를 할 수가 없어요. 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백종환: 연장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죠?

윤석용: 그러나 솔직한 말로 2~3년 연장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과연 근본적인 것이냐는 것이죠? 차라리 그러면 자기들 말대로 장애인 연금을 확실히 더 해준다든지,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수단을 보강을 해준다든지. 저상버스를 전국에 보급하자고 다 되어 있는데 안 하잖아요.

백종환: 앞으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 LPG문제는 대통령 공약이기 전에 대통령 공약으로 만들기 위해서 윤석용 의원님이 나섰다고 했어요. 이것은 우리 장애인들이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요즘 가끔씩 장애인들을 만나면, 이 문제를 윤석용 의원님이 앞장서서 하고 있는데 윤석용 의원님이 어떤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을 해요. 아까 여당의원의 한계를 말씀하셨습니다만, 뭐 데모도 해 보고 이런….

윤석용: 데모해서 해결될 것 같으면 했겠죠. 내가 원래 4월 달에 하려고 했거든요. 장관을 만났는데 장관이 하는 소리가 연장하는 것은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장애인이면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해 주는 제도가 있어야 된다고 했어요. 그게 복지든 아니든 간에.

장애인이 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에서 해야 되는 것이에요. 그런데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못 하면 자동차라도 편리하게 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그거 해봐야 한 달에 4~5만원이에요. 이가 없으면 밥을 먹기 좋게 해주는 게 당연하잖아요. 이 없다고 그냥 굶어 죽으라고 하면 그건 안 되는 거잖아요.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진짜 무책임한 것이죠. 나는 진짜 밤을 새워서 고민하고 있어요. 이걸 어떻게 관철해야 되느냐 이런 고민이에요. 그런 아이디어를 줘야 되는 것이죠.

백종환: 요즘 장애인계 하고 소통은 어떻습니까?

윤석용: 소통은 다 잘하고 있지요. 나는 국회의원 방중에 우리만큼 많이 오는 데가 있겠어요? 진짜로 말입니다.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하루에 30명씩은 옵니다. 소통은 뭐, 잘 된다고 봐요.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으로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해요. 여고 야고 나는 다 만나고 하는데 참 LPG문제는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

백종환: 장애인차별금지법 주무부서인 장애인권익증진과의 통폐합,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축소 등에서부터 최근 장애인의무고용 적용제외 직종폐지 2년간 유예 결정 등이 후퇴의 증거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윤석용: MB정권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고 나도 국회의사당에서 장관을 질책할 때는 그런 식의 말을 해요.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인권위원회 지방사무소의 직원들을 줄이려고 하던 것을 내가 절대 반대해서 안 줄었잖아요? 내가 장관하고 직접 담판하면서 말한 것이에요.

복지부 문제는 사실 그것도 좀 갑갑한 것인데요. 직원이 15명 미만인 곳은 폐지하는 것이 정부 방침으로 됐어요. 정말 제대로 하려면 직원들을 차후에 보충을 해야 되는 것인데. 난 없애지 말라고 수차례 장관에게 말을 했어요.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서 나도 사람인데 경제가 어렵고 새 정부의 기조가 슬림화하자는 것인데, 하지 말라고 이런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이건 내가 말을 못 했어요. 장애인들이 줄였다고 비판하면 비판 받아야지요.

작년에 복지부 예산이 12% 올라갔지만 장애인예산은 4.8% 정도밖에 안올랐어요. 중복 예산을 빼니 그렇게 된 것이에요. 솔직하게 말해서 장애인 예산은 몇 십 퍼센트 올려선 안돼요. 혁명적으로 바꿔야 돼요. 그것 대통령의 의지, 정권에 대한 철학이 바뀌어야 되는 것이에요. 정말 장애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혁명적인 투자를 해야 돼요. 그런 혁명적인 사고를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게 한계에요.

백종환: 그런 한계들도 있고, 그런 것을 체감적으로 느끼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실망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내년 6월 지방선거 어떻게 보고 계신지?

윤석용: 현재 한나라당이 이길 정도의 어떤 인기도 없어요. 이런 정신으로 승리하겠어요? 나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정부나 당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러나 거듭나야지요. 그러나 요새 보면 대통령이 서민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잘 하는 것이라고 봐요.

에이블뉴스 백종환 대표이사가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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