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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연금 도입위해 1,500km 국토종단

참가자 7명 모두가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

서울 출발해 제주 거쳐 다시 서울로 ‘대장정’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4-04-17 16:30:25
 17일 오전 전국중증장애인독립생활대책협의회 최창현 회장을 선두로 앞으로 21일간 전동휠체어를 타고 국토를 종단하는 장애인들이 서울 광화문을 출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전 전국중증장애인독립생활대책협의회 최창현 회장을 선두로 앞으로 21일간 전동휠체어를 타고 국토를 종단하는 장애인들이 서울 광화문을 출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우리 중증장애인들은 더 이상 가족에게 짐이 될 수 없으며 시설에 수용되어지는 것을 거부합니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연금제와 유급도우미 제도가 필요합니다.”

중증장애인 7명과 비장애인 1명으로 팀을 꾸려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제주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21일 간의 1,500km 대장정에 나선 이유다. 이번 행사는 전국중증장애인독립생활대책협의회가 주관하고, 한국뇌성마비장애인연합 대구·경북지부에서 주관해서 열리는 대장정이다.

세계 최초로 전동휠체어를 타고 미대륙을 횡단하고, 일본열도를 종단한 최창현(39·뇌병변1급·전국중증장애인독립생활대책협의회 회장)씨는 이번 팀의 대장을 맡았다. 최씨와 함께 탄핵철회를 요구하며 대구에서 서울까지 전동휠체어 순례를 했던 정용기(28·뇌병변1급)씨는 부대장으로 이번 팀에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전국중증장애인독립생활대책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신인기(35·뇌병변1급), 조경호(39·뇌병변1급), 이수진(31·뇌병변1급), 김홍우(32·뇌병변1급), 함화영(20·뇌병변1급)씨가 대원으로 참가했다. 대구밝은내일회 이경자(29) 사무국장은 관련 장비를 싣고 이들을 뒤따르며 뒷수발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17일 오전 서울 경복궁 해태상 앞에서 조촐한 출정식을 열고 대장정의 첫 걸음을 뗀 이들은 평택(17일)→조치원(18일)→대전(19일)→논산(20일)→전주(21일)→정읍(22일)→광주(23일)→목포(24일)→제주(25, 26, 27일)→부산(28일)→울산(28일)→영천(29일)→대구(30일)→구미(5월 1일)→문경(2일)→충주(3일)→음성(4일)→용인(5일)→과천(6일)을 거쳐 오는 5월 7일 다시 서울로 올라올 계획이다.

이들이 전동휠체어 국토종단에 나선 이유의 대표적인 것은 장애인연금제의 도입을 위해서다. 그래서 이번 국토종단의 타이틀도 ‘중증장애인의 연금법과 유급도우미제도 확보를 위한 1,500km 대국토종단’이라고 잡았다.

세 가지의 국토종단 요구안도 내놓았다. 첫째는 무기여 장애인연금제도를 도입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지원하라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도화하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8개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부유세 도입을 통해 장애인연금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자립생활센터가 건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유료 활동보조인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토종단 참여한 조경호씨는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넌 신변처리만 해줄 수 있는 사람만 있으면 남부러울 것이 없겠다’라고 말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게 사느닌 편안한 시설에 들어가라’고 말한다”며 “시설에 들어가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무것도 못한다. 좋아하는 것을 못하느니 죽는 것이 낫다”고 자립생활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대장 최창현씨는 “우리들의 국토종단은 재활패러다임에서 자립생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위대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뜻을 담아 국토종단 참가자들은 ‘장애의 쇠사슬을 끊어 달라’는 취지로 몸에 플라스틱으로 된 노란색 사슬을 달았으며, 전동휠체어에는 ‘활동보조인이 필요해요’ 등의 문구를 적은 깃발을 꽂았다.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금을 만들어주세요’라는 등의 글귀를 적은 유니폼도 모두 나눠입었다.

이날 출정식에서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휠체어 바퀴가 한번 굴러갈 때마다 주위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뀔 것”이라고 말했으며,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손복목 사무총장은 “장총련도 여러분들과 뜻을 같이하며, 자립생활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번 국토종단 행사는 대양, 기독료대한감리회본부 선교국, 대구은행, 한국뇌성마비부모회, 흥룡사 월곡스님, 에이블뉴스 등의 후원과 대세엠케어의 협찬을 받아 이뤄지고 있다.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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