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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고향, 장애인에겐 너무 까칠하네요

프랑스 세계유산 생테밀리옹 편의시설 ‘불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3-23 01:35:29
와인의 고향, 프랑스 보르도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지는 푸른 포도밭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 와인 애호가들의 즐거움이 가득한 생테밀리옹은 지난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입니다.

현지시간 22일 오전(시차 8시간) 제9회 보르도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의 공식 일정인 이 생테밀리옹 투어에 동행해봤습니다. 나름의 불타는 책임감으로 장애인당사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일지 고민하다 택한 것은 ‘편의시설’입니다. 하지만 기자가 방문해보니, 안타깝게도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에게는 즐거움을 가져다주기엔 너무 까칠한 당신(?)이었네요.

큰 대형버스가 생테밀리옹 주차장에 도착하자, 찾아본 곳은 편의시설의 시작과 끝을 좌우한다는 화장실입니다. 당사자가 아니라 정확한 판단은 힘들다는 것 참고해주시고요. 투어에 동참한 선수 중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없었기에 눈대중으로 살펴본 그 안은 한눈에 봐도 불편했습니다.

먼저 남녀 각각 나눠져있는 비장애인 화장실과는 달리, 남녀공용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문 또한 자동문이 아닌 쇠문을 밀어야 열리는 구조였기 때문인데요. 문이 두꺼워서 힘이 부족한 장애인이라면 혼자 열기 힘들 것이라 짐작됐죠.

생테밀리옹 주차장 옆 한켠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생테밀리옹 주차장 옆 한켠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모습.ⓒ에이블뉴스
화장실편의시설도 조촐했습니다. 등받이가 없고, 면적이 넓은 변기에 체구가 장애인이 앉으면 위험할 것도 싶었습니다. 물론 당사자 입장이 아닌 비장애인인 기자의 시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세면대도 높아 당사자 혼자 방문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점자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었네요.

그럼 본격적인 투어길에 올라볼까요? 8세기에 브르타뉴 출신의 수도사 성 에밀리옹이 은둔생활을 하기 위해 동굴을 판 것이 생테밀리옹의 첫 시작입니다. 성 에밀리옹이 세상을 떠난 후에 제자들이 지하의 석회암에 구멍을 내어 만든 9세기의 모놀리트 교회 Eglise Monolith 등을 만나볼 수 있었죠. 구불구불한 돌길 양쪽에는 와인 저장소와 카페가 즐비했습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 테라스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잔, 우리의 로망이죠? 참 그림 같았습니다.

하지만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는 욕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온 길이 돌로 이뤄져 있었으며 높은 계단, 그리고 미끄러운 경사로로 비장애인마저도 조심조심 걸어야 했거든요. 좁은 길에는 하수구가 크게 차지하고 있어 휠체어의 바퀴도 빠질 위험이 있어 보였습니다.

실제로 이날 투어는 생테밀리옹, 보르도 시내 두 곳으로 나눠졌는데, 편의시설이 좋지 않다보니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은 보르도 시내 투어로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뒷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물론 중세시대 너무나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편의시설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겠죠.

생테밀리옹 투어 모습.돌길로 이뤄져있어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함께 하긴 힘들어보인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생테밀리옹 투어 모습.돌길로 이뤄져있어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함께 하긴 힘들어보인다.ⓒ에이블뉴스
이날 투어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들도 함께 동참을 했는데, 휠체어를 탄 선수가 6명이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코스가 아닌, 다른 코스로 향하더군요. 돌길이 이뤄진 곳이 생테밀리옹의 가장 유명한 곳이라는데 제대로 잘 즐겼는지 궁금했네요.

‘제9회 보르도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와서 쌩뚱 맞은 이야기를 늘어놓느냐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어쩌면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는 장애당사자가 있다면 한번쯤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성해봤습니다. 이상 현지시간 22일 오후 6시를 향하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이슬기 기자였습니다.

좁은 길에 크게 위치한 하수구.ⓒ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좁은 길에 크게 위치한 하수구.ⓒ에이블뉴스
투어에 함께한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들. 관광은 무사히 잘 마치셨는지요?.ⓒ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투어에 함께한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들. 관광은 무사히 잘 마치셨는지요?.ⓒ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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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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