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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사고에 뻔뻔한 서울메트로

허벅지 빠지는 아찔한 사고…“본인의 과실” 뒷짐만

“공식 사과하라” 장애인들 투쟁…결국 꼬리내리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6-05 17:45:42
장애인들의 사고에 항상 노출돼 있는 지하철 단차 문제. 또 터졌다. 이번에는 서울메트로 4호선 성신여대 입구역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 역 관계자들의 뻔뻔한 대처법이었다.

지난 5월28일 장애인 이동권 투쟁 1차지였던 철도공사 구간인 1호선 대방역에 이어서 성신여대 입구역은 장애인들에게 악명 높은 역사로 알려져있다.

앞서 지난 4월2일 낮 성신여대입구역 하행선 7-1 승강장에서 시각장애 1급 여성이 열차 탑승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간격이 넓은 간격에 의해 허벅지까지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있던 것.

찰과상 정도의 작은 ‘헤프닝’이었지만, 이 사고 지점의 열차와 승강장의 간격을 재보니 무려 17cm나 됐다. 장애인에게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

더 큰 문제는 이를 관리하는 성신여대 입구역장의 태도였다. 아찔한 사고에 역무원실을 찾아, 항의를 하는 사고 당사자에게 “안내문을 부착했다. 도우미를 부르지 않은 본인의 과실”이었다며 사과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

화가 난 사고 당사자는 ‘씩씩’대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 도움을 청했고, 연대는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고 오히려 장애인에게 과실이라고 칭한 성신여대 입구역장에게 5월초 공문을 통해 항의했다.

공문을 보내서야 사고 당사자는 전화로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를 들을 수 있었다.

이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지역 장애인 단체가 단단히 화났다. 성신여대 입구역을 이동권 투쟁 2차지로 정하고, 5일 오후 사고지점에서 사고에 대한 서울메트로의 공식적인 사과와 편의시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가 사고 지점인 하행선 7-1 승강장을 살펴보니, 17cm의 넓은 간격임을 알리는 문구와 함께, “휠체어용 이동식 안전 발판이 준비돼 있다, 이용 고객께서는 역무실로 연락을 달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잘 지키고 있냐’는 질문에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CCTV로 항시 보고 있지 않냐. 장애인분이 나오시면 공익근무요원 등이 달려가서 안내를 해준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평소 성신여대 입구역을 애용한다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정 활동가는 “성신여대 입구역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역에 단차가 너무 넓어서 평소에도 문제가 많은 역”이라며 “역무실에 전화를 해도 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한참 기다렸다”며 “탑승할때는 그렇다 쳐도 역에서 내릴 때 안전발판을 들고 달려오는 사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시각장애 1급 장애인 오병철씨(44. 송파구)도 “성신여대 입구역에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이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는데, 넓은 단차로 인해 한번씩 다 빠져봤을 것이다. 아는 사람에서도 빠진 경우를 많이 봤다”며 “지하철을 하루 5번 정도 이용하는데 항상 겁이나고 조심스럽다.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준봉 성신여대 입구역장을 비롯, 많은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참석해 이를 지켜봤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에 “홍보실 관할인 것 같다”며 답을 하지 못했다.

화가 난 일부 장애인들은 정차한 지하철에 전동휠체어로 막고, 온몸으로 공식사과와 함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부르짖었다. 출발이 15분 이나 지연되자, 화가 난 시민들과의 말다툼도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부리나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서울메트로 홍보실 담당자와 역장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와 3자협의를 통해 결국 장애인들의 요구를 일단 수용하기로 했다.

이준봉 역장은 “피해 당사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공문을 서울메트로의 이름으로 보내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게재하겠다”며 “빠른 시일내에 서울메트로 사장과의 면담도 잡고, 언론을 통한 사과도 협의하도록 하겠다.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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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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