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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청각장애인 자살은 안 된다”

농아인협회-420투쟁단, 광화문서 생존권 집회

자살사건 분노 표출…4대 개정안 국회통과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4-11 17:14:06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생존권보장촉구집회에 참가한 장애인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생존권보장촉구집회에 참가한 장애인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누구는 하루저녁 술값으로 수백만 원을 날리고, 누구는 뒷돈으로 수억 원을 찔러 넣는 이 땅에서 단돈 70만원을 구하지 못해 목숨을 끊어야 하는 나라,

버스장사 못해먹겠다고, 택시장사 못해먹겠다고 파업할 때도 트럭 하나 몰고 싶어도 입맛만 다시는 농아인들이 머나먼 이야기인양 들어야하는 나라,

단일영화 1천만관객 동원했다고, 한국영화가 튼실해졌다고 샴페인을 터트릴 때도 영화관 앞에서 보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쓸쓸히 돌아서야하는 농아인들,

미디어선거다, 선진국 선거다, 정치판에서 자랑할 때도, 출마자들이 TV에 출연해 갖은 정책을 늘어놓을 때에도 멀뚱히 입맛 뻥끗거리는 TV만 쳐다보아야 하는 농아인들,

사교육비를 없애겠다고 정부가 수능강의를 실시할 때도, 의욕적으로 정책을 확대할 때도 자막없는 방송, 수화통역없는 수능방송만 시청해야하는 농아학생들….”

이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국농아인협회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주최로 열린 생존권보장촉구집회에서 발표된 ‘결의문’의 일부분이다. 이들은 이 같은 청각장애인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 땅에 청각장애인들의 인권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며 분노했다.

이어 이날 집회에 모인 500여명(주최측 추산)의 청각장애인들은 70만원의 벌과금 때문에 목숨을 끊은 고 김영근씨의 유족의 생계를 보장할 것과 청각장애인의 빈곤문제 등 생존권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또 경찰청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항의하며 1종 운전면허 제한을 풀어 운전과 관련한 직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또 수화언어의 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정보접근권을 침해하고 있는 영화진흥법, 선거법, 방송법 등의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노무현 정부의 선거공약사항이었던 장애인연금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생계문제로 장애인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청각장애인관련 법안은 도로교통법 개정안, 영화진흥법 개정안, 선거법 개정안 등 총 3개. 앞으로 발의될 예정인 방송법 개정안까지 합하면 총 4개의 법률이 개정을 앞두고 있지만 그 어느 하나도 통과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이 가장 염려하고 있는 법안은 청각장애인 1종 자동차 운전면허 취득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최근 나온 경찰청 연구용역 결과가 청각장애인의 영업용 차량면허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며 “청력상실과 사고와의 관계, 또는 안전운전과의 상관관계가 연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제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앞 광장까지 행진하며 요구사항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어 시청앞 광장에서 고 김영근씨의 추모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고 김영근님의 죽음을 접하며,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이 땅의 많은 장애인의 삶을 보면서 가슴을 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러한 허망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에 참가한 청각장애인들이 피켓을 들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에 참가한 청각장애인들이 피켓을 들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을 하며 요구사항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을 하며 요구사항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고 김영근씨 추모제에 참가한 청각장애인들이 촛불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고 김영근씨 추모제에 참가한 청각장애인들이 촛불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소장섭 김유미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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