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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는 사랑과 나눔의 넘나들이

양정1동 청년회 사랑의 집수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6-23 15:37:06
장애인에게는 절벽 같은 대문.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에게는 절벽 같은 대문. ⓒ이복남
깊은 산속 바위틈에서 퐁퐁퐁 쏟아나는 작은 물줄기가 옹달샘을 만들어 다람쥐를 먹이고 토끼 세수도 시키고는, 동무들을 모아서 조잘조잘 계곡을 타고 들판을 지나면서 곡식을 살찌우고 나무를 키우고 꽃도 가꾸면서 바다로 흘러든다. 한량없는 바다도 그 시작은 꽃잎에서 떨어진 이슬 한 방울이었다.

현관 수리 전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현관 수리 전 ⓒ이복남
각 지역마다 청년회라는 것이 있다. 지역의 발전과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물방울 하나하나들의 모임이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1동 청년회도 1970년대에 결성되어 동네의 마당쇠를 자처하였다.

양정1동 청년회(명예회장 정영모, 회장 이창욱)는 20여명 회원으로 해마다 일일주점 등의 수익과 회원들의 회비로 그동안 경로잔치를 해오다가 4~5년 전부터 독거노인 집에 도배와 장판을 갈아 주었다.


욕실 수리 중.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욕실 수리 중. ⓒ이복남
그런데 올해부터는 조금 다른 사업으로 장애인 가정에 편의시설을 설치해주자는 것이었다. 지난 1월 통장 회의에서 편의시설이 필요한 휠체어 장애인 가정의 전수조사를 의뢰하였고 조사결과 19세대를 추천 받았다.

현관 수리 중.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현관 수리 중. ⓒ이복남
양정1동 김재숙 동장의 의하면 19세대 중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지체장애 1급 유00(65세)씨를 추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씨는 1989년에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되면서 남편과도 헤어지고 언니가 살고 있는 양정 1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고 한다.

약간의 보상금으로 언니 집 근처에 전세방 하나를 얻어 이사를 했으나 당시만 해도 편의시설에 대한 개념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편의시설을 살펴 볼 형편도 아니었다. 주인이 이층에 사는 단독주택의 1층 안쪽 방인데 대문, 현관, 거실, 그리고 욕실 등은 전부 턱이 높아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는데다 병원 등 외출을 할 때는 119나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었다.


대문 수리 중.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대문 수리 중. ⓒ이복남
그런데 막상 유씨 집에 편의시설을 설치해 주기로 정하고 보니 남의 집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청년회에서 집주인을 만나 상의를 하니 ‘집의 구조가 그렇다보니 자기네들도 안타까웠는데 청년회에서 아주머니를 위해서 편의시설을 해 준다면 환영이다. 단, 아주머니가 집을 나가고 나면 원상복구는 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새로 단장한 욕실.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새로 단장한 욕실. ⓒ이복남
자재를 준비하고 회원들 중에서 건축 관련 일을 하는 사람 등 10여명의 인력이 확보되었다. 지난 6월 17일 오전 8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3~4명이 한 팀이 되어 한 팀은 욕실과 거실을 맡고, 또 한 팀은 현관과 대문을 맡아 작업을 시작하였다.


완성된 현관 경사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완성된 현관 경사로. ⓒ이복남
욕실은 세면대와 좌변기를 새로 설치하고 손잡이를 달았다. 욕실 바닥은 거실과 수평을 맞춘 방수 마루판으로 깔았다. 거실에는 바닥장판을 교체하고 싱크대도 새것으로 바꿔 달았다. 한편 바깥에서는 현관 입구에 철골로 경사로를 설치하고 그 위에 마루판을 깔아 거실과 수평이 되게 하고 손잡이도 설치했다. 대문도 철골 경사로에 마루판을 깔아 마당과 수평이 되게 하였다.


완성된 대문 경사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완성된 대문 경사로. ⓒ이복남
필자도 양정1동 청년회에서 유씨 집에 편의시설을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을 하러 갔다. 청년회 회원들은 철골을 자르고 용접을 하느라 불꽃을 튀기며 비지땀을 흘리는데 구경꾼이라니. 보리타작 할 때는 문지방만 두드려 주어도 낫다했던가.


마무리 작업을 둘러보는 유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마무리 작업을 둘러보는 유씨. ⓒ이복남
구경꾼은 필자 외에도 여럿 있었는데 사실은 구경꾼이 아니라 격려차 나오신 분들로 부산진구의회 성낙욱 의원을 비롯하여 양정1동 김재숙 동장, 김병호 계장, 안소현 사회복지사, 그리고 양정1동 청년회 정영모 명예회장은 회원들을 격려하며 점심까지 대접해 주었다.


일을 마친 후 대문 경사로에서.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일을 마친 후 대문 경사로에서. ⓒ이복남
퇴근 후 다시 들려보니 완전 새집이 되었는데 유씨는 고맙다 하면서도 너무 미안하다며 수줍어했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일을 마무리하고 유씨에게 한 바퀴 돌아보자고 했으나 나중에 하겠다며 한사코 마다하여 그 편리성의 고마움과 기쁨은 짐작만 해야 했다.

양정1동 청년회 회원들의 땀방울로 모아진 강물 같은 사랑으로 사회가 조금은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최근 넘나들이, 즉 소통이라는 문제가 이 시대의 화두처럼 떠오르고 있는데 주는 기쁨과 받는 고마움의 넘나들이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의 초석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랑과 나눔을 몸소 실천해 주신 양정1동 청년회 회원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이복남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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