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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훌쩍 넘긴 중증장애인 일반고교 입학
초등·중등 검정고시 패스 후 주변 만류에도 선택
졸업 후 서울예대 진학 목표, 대중음악 작곡가 ‘꿈’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2-26 15:24:14
오는 3월 일반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뇌병변장애인 이재창씨. ⓒ이재창
▲오는 3월 일반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뇌병변장애인 이재창씨. ⓒ이재창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해 가수이면서 작곡가인 조용필과 같은 대중음악 작곡가가 될 겁니다.”

불혹을 훌쩍 넘긴 이재창씨(47·뇌병변1급)가 소중한 꿈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 검정고시 패스에 이어, 오는 3월 2일 대구시 대명동에 위치한 대구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는 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생계를 어머니가 혼자 책임져야 했고, 장애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렇다보니 일을 하러간 어머니는 밤이 늦게 집에 왔고,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외롭게 집에서 보냈다.

한글도 몰라 뒤늦은 16살에 혼자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었지만 4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한글을 깨우칠 수 있었다.

이후 독서에 빠졌다. 한글을 몰라서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영국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이 ‘쓴 인간의 굴레’를 읽고 앞으로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굴레는 영국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이 1915년 쓴 자전소설로 한 장애인이 성장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는 집 밖에 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어머님이 사주시는 책을 읽는 게 유일한 취미였고, 많은 책들을 읽었다.

그러던 중 문득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고민 끝에 초등검정고시와 중증검정고시에 응시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의 나이 42살. 늦은 나이에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하니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우선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고, 수학의 경우 기초가 없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만 했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았다. '어떤 분야에서든 비장애인들에게 부러움을 받는 장애인이 되자'라는 좌우명 때문이었다. 결국 2011년 초등학교 검정고시 시험 합격에 이어 2015년 중학교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성취감도 많이 느꼈죠. 하지만 그 누구보다 어머님이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중등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많은 생각 끝에 꿈도 생겼다. 대중음악 작곡가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첫 과정으로 고등학교 졸업을 목표로 세웠다.

초등학교 검정고시와 중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것처럼 시험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을 할 수도 있지만, 그는 일반 고등학교 입학을 선택했다.

늦은 나이에 장애인이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여줘 장애인·비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것과 함께 통합학급 활성화를 바라는 이유였다.

물론 주변에서 만류가 없던 것은 아니다. 지인들은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 진도를 따갈 수 없다’, ‘학급에서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 등 걱정 섞인 말을 했다.

“두려운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언어장애가 있어 비장애인들과 소통에 불편함이 있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만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비장애인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뤄내고 싶은 목표가 명확하다. 학업에 매진해 좋은 성적을 받고, 서울예술대학교 작곡과에 입학하는 것. 대학교에서 대중음악 작곡 공부를 하고, 대중음악가로 성공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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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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