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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인 사회 참여의 장벽 ‘편견·차별’
화상, ‘외모지상주의’…장루, ‘숨기며 살아야’
당사자들, 정책토론회서 설 곳 없는 현실 토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8-14 15:41:56
“외모지상주의인 우리나라에서 화상으로 인한 흉터와 그로인해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여성으로서 정말 힘든 일입니다. 더이상 숨거나 가리지 않고 사회로 나와서 존중받고 싶습니다.”

여성장애인들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중의 편견과 차별을 겪고 있고, 사회 참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중 더욱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있다. 바로 화상, 장루 등 소수 여성장애인들이다.

이들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최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여성장애인 사회 참여 확보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절절한 호소로 참석한 400여명의 마음을 울렸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윤석권 이사가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설 곳 없는 여성 화상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윤석권 이사가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설 곳 없는 여성 화상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여성네트워크 한옥선 운영위원(화상장애)은 수술로 자리에 참석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윤석권 이사가 대신 발표한 토론문을 통해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설 곳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발표에 따르면 화상은 화상정도에 따라 결국 2차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는데 장애특성에 따라 2~5급까지인 안면장애나 1~6급까지인 지체장애 등으로 분류된다.

한 운영위원의 경우 2004년 가스폭발 사고로 인해 안면과 몸에 55% 화상을 입었다. 여느 상처들처럼 치료하고 수술을 하면 괜찮아 지는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4년 간을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손이 뒤틀리고, 팔과 겨드랑이가 붙어 펴지지도 구부려지지도 않고, 입술이 뒤집어져 발음이 세는 몸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세상 밖으로 더욱더 밀어낸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퇴원 후 다음날 집 밖으로 나가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고, “저러고 뭐 하러 살아?”, “나 같으면 콱 죽어버리겠다”, “여자야? 남자야?”,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저 모습이면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라는 말은 그녀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큰 용기를 내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몇 걸음도 못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외출을 할 경우에는 무더위에도 머리카락 보일라 꽁꽁 싸매고 노출되지 않게 범죄자처럼 모습을 가리고 다녔다.

직장을 구하고 싶어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간 직장에서는 말도 못 붙이고 재수 없다는 말과 함께 쫓겨났다. 몇 번을 시도한 끝에 좋은 사장님을 만나 기회를 얻었지만 사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곳도 다닐 수 없게 됐다.

한 운영위원은 “사고로 많은 것을 잃고 끔찍한 치료의 과정을 견뎌 내고 어렵게 용기를 내 사회에 나온 화상 여성장애인들에게 화상 흉터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화상 여성장애인들도 직업을 가지고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최종순 사무총장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장루장애인들의 취업현실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최종순 사무총장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장루장애인들의 취업현실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2006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 현재 장루(인공항문)를 달고 있는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최종순 사무총장도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경험과 현실을 덧붙였다.

장루란 주로 대장암이나 직장암, 가족성 용종증, 궤양성 대장염 등의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이 불가능한 경우, 복부 표면에 장을 노출시켜 배변을 하도록 구멍을 낸 인공항문을 말한다.

장루장애는 15가지 장애유형 중 장루‧요루장애로 분류된다. 배변 주머니를 통해 용변이 24시간 수시로 배설되기 때문에 장루장애인들은 주로 냄새 걱정, 가스배출 소음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최 사무총장은 “일단 장루를 가진 모든 분들 중 특히 여성분들이 취업에 관해 많이 걱정을 한다”면서 “주머니에서 냄새가 나지 않을까? 예고 없이 가스소리가 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루인인 것을 밝히지 않고 취업을 해서 잘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장패색이 와서 수술을 받게 됐다. 결국 회사를 다니지 못하게 된 일이 발생한 적 있다”고 예를 들었다.

최 사무총장은 “장루는 본인에게 좀 불편할 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게 될까봐 숨기는 분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장루를 내보인 채 수영도하고 모델도 하며 당당하게 사는 장루인도 많이 있다”면서 “사회적 편견과 인식에서 벗어나 장루인이 당당하게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14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14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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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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