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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인생 첫 꿈, 활동지원법에 스러진다
만 64세 사지마비 장애인, “복지사로 살고파”
청와대에 ‘65세 활동지원 중단 철폐’ 국민청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10-27 14:08:26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피켓을 들고 있는 장애인.ⓒ에이블뉴스DB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피켓을 들고 있는 장애인.ⓒ에이블뉴스DB
“내년 7월 '활동지원서비스'가 끊어지면 고립무원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여러분, 살려 주십시오. 저는 지금 너무나 두렵습니다.”

스스로를 ‘아무런 대책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힘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으로 칭한 홍정현 씨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5세 활동지원서비스 중단 즉시 철폐하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홍 씨는 1956년 7월 4일생으로 올해로 만 64세 장애인으로, 갓난아기 시절 심한 열병으로 인한 사지마비 뇌병변장애인이다. 지난해 10월 29일까지 경기도 이천시 장애인시설에서 생활하다 현재는 서울로 자립한 상태다.

홍 씨는 앉을 수도, 일어설 수도 없어 24시간 누워 지내며, 오른손 검지만 움직일 수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대‧소변은 물론 식사, 목욕, 물 한 모금까지 활동지원사의 도움 없이는 단 20분도 살아갈 수 없다고 스스로 장애 상태를 밝혔다.

해당 국민청원 또한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부탁해 게시하게 됐다고. 활동지원이 끊기는 만 65세 ‘사형선고’, ‘현대판 고려장’을 1년 앞둔 그는 “마음이 견딜 수 없이 불안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는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하루 최대 24시간까지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현행법상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의무적 전환되어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방문요양보호서비스’를 받게 된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최대 480시간(약 622만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활동지원급여 수급자가 65세가 되어 재가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최대 108시간(약 146만원)의 서비스밖에 받을 수 없게 되어 장애노인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65세 활동지원서비스 중단 즉시 철폐하라!’ 캡쳐.ⓒ청와대홈페이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65세 활동지원서비스 중단 즉시 철폐하라!’ 캡쳐.ⓒ청와대홈페이지 캡쳐
“혹시 목이 갈하여 타들어 갈 때 옆에 도움의 손길이 없어 죽을 것 같은 경험을 겪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갑작스레 혼자일 때 배가 터질 듯 아파 몸을 뒤틀며 참으려 해도 항문이 열리며 변이 쏟아져 나올 때의 죽고 싶은 심정은요? 그리고 또 방광이 터질 듯 소변이 마려운데 옆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소변이 뜨뜻하게 바지를 적셔오는 미칠 듯이 불쾌한 느낌은 아시는지요?”

홍 씨는 “우리 나라에서 법률로 저 같이 타인의 도움 없이는 팔 하나 꼼짝할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에게 조차 만 65세에 이르면 거의 대부분 우리의 생명줄인 '활동지원서비스'를 끊고 하루 3~4 시간에 불과한 '장기노인요양'으로 묶어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사실 24 시간을 받아도 모자르는 '활동지원서비스'를 끊으면 저희 같은 사지가 마비된 중증장애인들의 가야할 길은 오직 하나 죽음뿐”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아, 2014년, 2016년 두 차례 심정지가 와 간신히 살아난 경험이 있다. 이에 매일 밤 ‘오늘 밤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이 아닐까’ 두렵다고 했다. 혼자서는 체위 변경이 어려워 옆구리와 등에 욕창이 자주 생겨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60년이 넘는 평생 동안 단 한번도 자신의 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홍 씨는 독학으로 공부해 2004년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에 합격, 올해 3월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서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복지사가 돼 약자인 중증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는 지금 60 여년 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주체로 살고 있습니다. 이제야 진정한 저 자신을 찾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도 저는 시시때때로 몰려드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 7월 '활동지원서비스'가 끊어지면 고립무원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공포가 밀려온다”면서 65세가 넘어도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달라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이종성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등은 제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만 65세 이상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편, 해당 국민청원 참여 링크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4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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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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