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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애인 법·제도 부실, “70년대 수준”
활동지원·장애인연금 없다…“시설 확충 절실”
북한 내년 국가보고서 제출, '현황 파악 우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17 18:06:26
배재대학교 정지웅 복지신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DPI) 주최 ‘남북한 장애인 복지체계 토론회’에서 남북한 장애인복지통합과 공급체계개편의 방향을 발표했다.ⓒ에이블뉴스
▲배재대학교 정지웅 복지신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DPI) 주최 ‘남북한 장애인 복지체계 토론회’에서 남북한 장애인복지통합과 공급체계개편의 방향을 발표했다.ⓒ에이블뉴스
올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장애인 복지 현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장애인 복지는 관련 법과 제도가 매우 부실하며, 우리나라 1970년대 수준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남한에서 이동권, 자립생활이 뜨거운 감자지만, 북한에서는 생존권을 위한 장애인거주시설 확충이 더욱 절실한 상황.

배재대학교 정지웅 복지신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DPI) 주최 ‘남북한 장애인 복지체계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북한 장애인복지통합과 공급체계개편의 방향을 발표했다.

먼저 남북한 장애인들의 현황을 보면, 2015년 기준 남한의 장애 인구가 249만406명으로 전체 4.8%로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북한의 장애인 비율은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

같은 해 기준 남한의 장애인구율을 적용한 북한 장애인구는 120만7455명으로 전체 인구의 6% 정도로 추산된다.

남북한 장애인복지 관련 법률 유형화.ⓒ정지웅
▲남북한 장애인복지 관련 법률 유형화.ⓒ정지웅
■장애인복지 관련 법, 남 21개 VS 북 11개

법체계의 경우, 남한은 기본법적인 성격을 지니는 장애인복지법과 함께 소득보장을 위한 장애인연금법, 의료급여법, 장애인고용촉진법, 활동지원법, 편의증진법 등이 있다.

반면, 북한의 장애인 관련 법은 부실하다. 장애인복지법과 같은 장애자보호법과 함께 사회보장법, 년로자보호법, 의료보호법 등이다.

정 교수는 “북한은 남한에 비해 장애인복지 관련 법률의 숫자와 내용 측면에서 매우 미약하고 조문도 상당히 포괄적이다. 북한의 장애인복지 수준이 매우 열악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한의 장애인복지 제도 유형별 분류.ⓒ정지웅
▲남북한의 장애인복지 제도 유형별 분류.ⓒ정지웅
■장애인복지 제도, 남 23개 VS 북 13개

남북한 장애인복지 제도 역시 북한이 남한에 비해 종류나 급여수준이 열악하다. 남한의 장애연금과 같은 ‘국가공로자연금’, 장애수당과 같은 ‘생활비방조금, 특전보조금’ 등에 불과하다.

남한의 장애인보장구 건강보험 지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장애인연금, 장애아동수당,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발달재활서비스, 여성장애인 지원 등이 전혀 없다.

장애인 관련 기관은 2016년 기준 남한이 장애인복지시설, 특수학교 등을 포함해 총 5609개소가 존재한다. 북한의 경우 총 315개소로 추정된다. 거주시설은 12개소, 특수학교 11개소, 직업재활시설 75개소 등이다.

정 교수는 “북한이 장애인 관련 기관 현황 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 북한의 자료들을 근거로 추정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특수학교 조선장애자어린이회복중심 모습.ⓒ국제푸른나무
▲평양 특수학교 조선장애자어린이회복중심 모습.ⓒ국제푸른나무
■“1970년대 이전 수준…장애인거주시설 건립 필요”

그렇다면, 통일 이후 격차가 심한 남북한의 장애인복지를 어떻게 통합할까? 정 교수는 ‘북한의 상황’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북한의 장애인 인권 복지실태는 주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남한의 1970년대 이전의 수준이다. 자립생활, 이동권 등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이며 생존권, 건강권, 교육권 보장이 우선”이라며 “의료모델에 집중해서 생존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장애인복지 공급체계 개편을 위해 북한의 장애인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민간단체 교류를 통해 생존권, 교육권 보장 중심의 서비스 지원을 꼽았다. 아울러 장애인가족 대상 사회서비스 제공 등과 단계적으로 남한 수준의 장애인복지 공급체계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 교수는 “북한에서 가장 필요한 장애인복지공급체계는 시설 건립이다. 자립생활이 시기상조기 때문에 장애인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 건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DPI) 주최 ‘남북한 장애인 복지체계 토론회’.ⓒ에이블뉴스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DPI) 주최 ‘남북한 장애인 복지체계 토론회’.ⓒ에이블뉴스
■북한 내년 CRPD 국가보고서 제출, 현황·수요 파악 우선

국제푸른학교 김준 사무총장은 “북한의 복지시설은 1개 시설 안에 유치원, 소학교, 중등학원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11개가 아니라 33개 시설로 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 “북의 사회주의 시스템은 복지라는 용어가 없다. 의료, 주거, 교육 등을 정부의 주도로 행하고 있기 때문에 회복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북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북한의 장애인복지시설 확충은 동의한다. 북한에는 빈 건물이 많기 때문에 그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남측이 원하는 방향으로는 힘들다. 그들의 체제에 맞는 복지서비스 구축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신용호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북한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했고 내년 1월 첫 국가보고서를 제출한다. 그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면 북한의 장애인복지현황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다”면서 “복지부 내에서는 의료지원이 가장 필요하지 않겠냐는 논의를 한 바 있다. 북한 제재가 풀리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남종우 북한인권과장은 “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장애인 복지 상황과 북한의 수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남북 공동조사를 통해 정확한 상황과 수요를 파악한 이후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현실이 1970년대 상황이고, 건강권, 교육권, 생존권에 초점을 둬야 하는 것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내년 북한이 제출할 국가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교류 협력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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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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