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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시설 과실로 장애 심해져
민사소송 제기, 법원 1심서 손해배상 판결
"간질 약 처방 소홀, 과실 치상 책임 인정"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8-14 14:28:21
경주에 위치하고 있는 E 사회복지법인 산하 O 중증장애인시설은 중증장애인 요양시설로서 직원이 31명, 생활인 50명이 있다.

법인명과 시설명을 보면 상당히 시혜적이고 동정적인 명칭이다. 그리고 홈페이지에는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고 있다. 주요 사업을 보면 생활지도, 의료 서비스, 장애예방, 직업능력 훈련 등을 한다고 되어 있다.

부산에 사는 S씨(46세, 여)는 지체장애 3급으로, 아파트에 홀로 생활을 하다가 외롭기도 하고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 좋겠다고 여겨 2006년 10월 경 이 시설에 입소하였다.

시설에서는 S씨는 간질이 있으니 병원에 부탁하면 2급 장애 이상의 중증 장애를 판정받아 입소가 가능하다며 입소를 권하였고, 장애인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보다 더 은혜로운 생활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입소를 결정하였다.

당시에는 장애판정을 의사가 하던 시절로 간질장애가 장애판정 기준으로는 등급이 나오지 않지만 병원에서 간질장애 2급을 한시적으로 판정하여 입소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지체장애를 합하여 한시적 장애1급이 되었다.

S씨는 출생시 뇌병변으로 인한 편마비가 있었는데, 4세 경에 열성질환을 앓고 난 후 간질이 발생하여 약을 복용하였고, 1995년 발작으로 입원한 후 10년 이상 꾸준히 약물로 간질증상을 다스려왔다.

시설의 간호사가 S씨의 간질약을 의사로부터 처방받아 복용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입소 후 1년여가 지난 2007년 11월에 반 알씩 1일 2회 ‘테그레톨씨알(Tegrotol CR)’라는 항간질제를 의사에게서 타야 하는데, S씨가 약을 달라며 애원함에도 불구하고 약처방을 의사에게 청구하지 않아 약이 떨어졌으며, 4일간 7회분의 약을 복용하지 않자 중첩발작을 일으켜 6일간 의식불명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속적인 발작이 일어나 잦은 병원입원을 해야만 했다.

이로 인하여 간호사와 원장은 과실치상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그리고 S씨는 잦은 병원 세가 되자 2008년 5월에 이 시설에서 퇴소하게 되었다.

시설내 고추밭 농장에서 고추를 따고 빨래를 하고, 목욕을 스스로 하고, 다른 생활인의 식사를 도와주던 S씨(생활일지에 의거)가 이 일이 있은 후 이상이 없던 우측 상하지의 경직으로 독립 보행이 불가능해졌으며, 항상 도움을 요한다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

특히 파라정, 카마제핀씨알정, 테파킨크로노정, 케프라정 등 이 사건 간질중첩 전보다 훨씬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었으며, 언어장애가 심해져 다른 사람과 대화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에 간질제 약물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현기증, 전신 무력감, 졸음, 식욕부진 증세 등에 시달리게 되었다.

법원 판결문에 나와 있는 정의를 인용하면, 간질중첩(Status epilepticus, SE)은 간질발작이 지속하는 상태다. 의식 변화나 뇌의 신경학적인 결손 또는 생리적, 생화학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그 결과로 뇌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신경계 응급질환이다.

사지강직 및 운동실조증을 일으키고 지적 기능 저하, 보행장애 등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혼수상태, 사망 등 중증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간질중첩은 갑자기 항간질약 복용을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갑자기 끊어서 약물의 혈중농도가 낮아지는 경우에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지경에 이르자 S씨의 가족은 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울산지방법원 민사5부 합의부는 시설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원래 종합장애(중복장애의 오기로 보임)가 있었고, 시설 입소 전에도 발작이 있었으며, 평소에 보호의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점, 간질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높은 사람이며, 시설에 입소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시설이 약물 복용 소홀로 인한 문제에 대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점, 현재 다른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청구액의 40%를 인정하였다.

시설 측에서는 원래 독립적이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체육대회에서 달리기 하는 모습사진을 제출하는 모순을 범하기도 하고, 약을 주지 않아 중첩간질이 발생한 이후의 사진을 그 사건 이전의 사진이라며 허위로 제출하기도 하고, 언어장애도 원래 있었던 것이고, 일한 적이 없으니 경제적 손실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립생활과 보행이 가능하였고, 간병인을 붙이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하였고, 경제적 활동이 없다고 노동력 상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력 상실 30%를 적용하여 도시 근로자 평균임금을 적용 1억여원을 근로능력 손실 배상금으로 산정하였다.

기 지출된 약제비는 인정하면서도 재활치료비는 영수증 미비로 인정하지 않았고(1천만원 상당의 대학병원 영수증을 법원이 계산에서 누락하였음), 피고가 주장하는 '현재 시설에 있으므로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다고 과실자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복지서비스를 인정하여 1일 4시간 간병만 인정하여 이자를 포함하여 합계 2억이 넘는 배상을 판결하였다.(보조기구는 수동 휠체어, 위자료 1천만원 포함)

이 판결에 대하여 S씨 가족들은 장애인시설의 보호책임의 부실을 물어 배상을 결정한 첫 사례이기는 하지만, 입소 이전에 간질약을 처방받은 처방서에 적힌 병명을 발작이 있은 것으로 오인하였고, 입소 직전에 실제로는 발작이 없었다는 점, 한시적 장애로 판정한 것이지 중복장애로 판정될 정도가 아니었다는 점, 시설이 평소에 별다른 과실이 없다는 점이나 입소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법원의 편견적 입장을 취한 점, 다른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의 참작은 형사적 정상 참작도 아니고 민사적 배상에서 참작될 사항도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시설에 입소한 사람들은 입소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건강을 잃어도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며, 배상액 40% 인정은 원인과 결과가 부정확한 추정적 참작으로 장기간 소송에서 수 차례의 인사발령으로 재판부가 변경되어 생긴 몰이해라며 즉시 항소를 하였다.

최소한 입소 이전의 발작이 있었다고 잘못 인정한 사실만으로 삭감된 것만 하여도 2억원에 이른다며 제대로 된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판정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S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벌써 수 년간 소송을 하면서 막대한 의료서류 감정비와 치료비, 재판 비용을 부담하였는데, 더 이상 여력이 없어 항소에는 법률(소송) 구조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시설에서 장애인을 보호하면서 제대로 돌보지 못하여 장애가 악화되는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은 당연한 판례가 되겠으나, 지극히 피고의 입장을 두둔하여 보상액을 축소하려 한 것은 아닌가라는 비판이 장애계에서 일고 있는 의견들이다.

이 대목에서 어느 대학생의 학교 편의미제공에 대한 민사소송에서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보상액은 한 학기 등록금 정도로 그친 사례를 떠오르게 한다.

지극히 온정적인 자세의 생활인에 대한 자선적 태도가 시설에는 팽배하여 이를 시정하여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장애예방을 사업이라고 내세우면서 오히려 장애를 악화시켰는 반성과 직업교육도 한다면서 보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무능력자이며,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말하고, 장애인은 위험성이 있는 존재로 사고는 자연적이라는 것으로 변명하는 시설에 재판부는 확실한 정의의 입장을 표명해 주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재판부가 아직 장애에 대한 이해나 전문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여 종합장애라는 등의 용어나 약물의 복용 단절로 인한 부작용과 약물 복용으로서의 고통,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생활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의 제대로 된 인정 등을 위해서는 장애인의 보다 성숙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시설에 있다는 사실이 배상액 축소의 요건이 아니라 오히려 시설에 있어야 함이 보상되어야 하며 탈시설로 자립생활을 기준으로 보상되어야 한다.

법원이 보상과 서비스를 연결하여 감액한 것은 상당히 잘못된 해석이 아닌가 한다.

S씨는 현재 언어장애 3급, 뇌병변 2급으로 진짜 1급 장애인이 되어 버렸다. E시설에 가서 발전된 미래를 꿈꾸려고 한 것이 진짜 중증중복장애 1급이 되고 보니, 너무나 세상이 무섭고, 이제 평생 타인의 도움으로 약물 부작용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 억울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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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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