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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장애인고용정책을 살펴보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7-07 16:31:00


KBS 3라디오 함께하는세상만들기 6월 17일자 방송

영국의 장애인복지시스템 탐방 (2)영국의 장애인고용정책 등

1) 영국의 장애인고용을 책임지는 렘플로이공사에 다녀오셨는데요. 우리의 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비슷한 기관인 듯 싶어요.

네, 영국방문단이 로드 피스에 이어 방문한 곳이 바로 렘플로이공사 런던 유스턴지점이었는데요. 렘플로이는, 장애인에게 직업을 제공하고,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회사에게 능력 있는 장애인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영국에서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상담, 교육, 훈련, 모니터링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1945년 설립 당시는 2차 세계대전에서 장애를 입은 이들을 위한 공장으로 출발했다는 것인데요. 공장 문을 연 것은 1946년이었는데요. 가구와 바이올린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램플로이는 여전히 영국에서 장애인을 가장 많이 고용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학교가구, 모터 부속품, 경찰과 군인을 위한 보호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회사이면서,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기관이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직접 장애인고용은 하지 않고 있는데, 조금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우리 방문단이 찾아간 유스턴지점의 역할은 장애인들과 장애인을 채용하려는 기업을 위한 각종 지원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방문단과의 만남에는 유스턴지점의 총괄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질 스미스(Jill Smith)씨와 회계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앤드류 리어(Andrew Lear)씨가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장애인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장애인들을 채용하려는 기업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2) 렘플로이공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일단, 일하고 싶은 장애인이 지점을 찾아오면 2주부터 16주까지 다양한 훈련프로그램이 있는데,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 상담, 교육, 훈련 등을 제공하게 됩니다.

취직에 성공한다면 2년 동안 직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만약 2년 안에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면 다시 자신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요, 다시 램플로이공사로 되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2년 이상 근속 근무하는 경우가, 75% 정도가 된다고 설명을 했는데요.

만약 렘플로이측이 지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전문적인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발휘해 장애인이 자신에 맞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채용하려는 기업의 경우에는, 채용 의뢰가 들어오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장애인을 연결시켜주는데 심혈을 기울이는데요. 한국측 방문단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장애라는 것이 불편한 것이어서 아무래도 느리거나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점이 있지 않은가? 이러할 경우 직장에서 비장애인과 차별이 있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이었는데요.

렘플로이측은 "만약 능률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그에 앞서 렘플로이측은 장애인에게 취업을 지원해줄 때는 장애인의 능력을 파악해 뒤처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최적의 직업을 찾도록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 뒤처지는 일이 드물다고 전했습니다.

3)렘플로이 유스턴 지점을 방문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장애를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먼저 보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비슷한 캠페인성 구호가 있기는 한데요, 영국에서는 캠페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실에서 이러한 생각들이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고요.

또 한 가지가 더 있다면, 바로 영국의 사회보장제도입니다. 영국의 경우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의 실업자에게 집과 생활비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장애인이 취직을 했지만 파트타임으로 충분한 생활비를 벌지 못하게 된다면 나머지는 정부에서 채워준다는 것입니다. 장애인에게 수입이 생겼다고 해서 정부의 지원이 곧바로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시켜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의료보장체계에 이어서 기초생활 보장 체계 등 기초복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감을 했습니다.

4) 이번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장애인단체인 레이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레이다는 어떤 곳이죠?

네, 레이다(RADAR, The Royal Association for Disability and Rehabilitation)는 장애인단체와 장애인들의 전국적인 네트워크입니다. 우리로 치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단체인데요.

레이다에는 1천여 회원단체와 회원들이 있는데, 절반 가량은 장애인당사자이고 나머지 절반은 장애인관련 기관이라고 합니다. 레이다는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니고 캠페인을 하는 곳이지만, 회원단체들 중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레이다는 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있는 국회의원들이나 정책결정자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회원들의 의견과 관심사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1977년 설립되어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고, 장애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두 장애인단체가 통합하면서 레이더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5) 대표적인 장애인단체인 만큼, 주력해서 하고 있는 일을 보면 영국사회의 장애인 이슈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레이다의 주력 사업은 무엇입니까?

현재 레이더가 현재 벌이고 있는 캠페인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첫 번째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이 결정하고 선택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자립생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도, 현재 자립생활이 큰 이슈인데, 자립생활 패러다임 변화가 전세계적인 이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특히 영국의 경우, 대형 장애인시설이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것이 18개월 전이라는 점을 전해 들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탈시설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대형 장애인시설의 폐쇄가 이뤄졌는지, 영국의 사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번째는 장애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제도를 확충하고,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고의 자립생활은 역시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직업생활이 힘든 장애인에게는 기초생활이 보장되도록 하는데, 레이다가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장애인당사자가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 부분은 국내에서 수년째 이슈가 되고 있는데, 장애인당사자주의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레이다측은 국회에 장애인이 진출할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장애인이 참여해 리더로 활약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3가지 주력사업이 모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레이다측의 판단이었는데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이슈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장애인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6) 장애인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데요. 혹시 레이다에서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사회에 전달하는 노하우가 있었나요?

우리 방문단도 그 부분이 궁금해서 질문을 던졌는데요. 일단, 레이다의 직원은 15명밖에 되지 않지만, 영국사회에 레이다가 잘 알려져 있고 파워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영국은 의원내각제가 도입되어 있지만, 국가원수가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 아직 왕권이 실효한 국가입니다.

레이다의 첫 글자인 알파벳 'R'은 'royal'의 약자인데, 기관이나 단체 이름에 'royal'을 붙이고 있다는 것은 왕실에서 직접 챙기는 기관이나 단체라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꽤 높은 왕족 관계자가 레이다에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왕권을 활용해서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이었구요.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장애인 문제가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레이다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날 때, 장애인이 다른 그룹의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깨고 시작한다고 합니다.

일단 장애인 인구가 영국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중 17%만이 선천적이고 나머지 83%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다고 말하고요. 내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흑인이나 여자가 될 수는 확률은 없지만 장애인이 될 수는 있다는 것은 100%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를 하면, 장애인문제에 대해서 잘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KBS(www.k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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