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주고 싶어도 자격이 안 되어 못 준다"는 장애인연금

진행/ 박소리, 글 구성/ 예다나, 촬영 편집/ 허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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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3일 시가를 기준으로 연기금 보유자산이 30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 현재 국민연기금의 규모는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의 공적 연금들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입니다.

올해로 은퇴 15년째를 맞는 이훈영 씨 부부. 최근 고민 끝에 2억 6,000만 원 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했습니다. 기존 연금 외에도 매달 86만 원이 통장에 더 들어와 생활에도 여유가 생겼고, 손자들에게 용돈까지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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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차이나는 뉴스> 박소리입니다.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연금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금제도 가운데서도 공적연금은 사회보험의 일종인데요. 그런데 장애인연금은 사회보험으로서 그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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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중증장애인 23만 3천 명에게 오늘부터 관할 지자체를 통해 장애인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장애인연금을 받게 되는 사람은 종전 장애수당 수급자 21만 7천 명과 장애인연금 신규 신청자 가운데 자산 조사와 장애등급 재심사를 거쳐 선정된 1만 6천 명입니다.

하지만 기뻐해야 할 장애인연금 지급 첫 날, 12개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연금을 받지 않겠다며 거부 선언을 했는데요.

이들이 결성한 '장애등급제 폐지와 사회서비스 권리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청사를 찾아가 장애판정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새로운 장애판정제도 때문에 장애 등급이 하향 조정돼 상당수 장애인들이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사 앞에서 장애인연금 거부 선언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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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면 정부 측 입장은 이렇습니다. "장애인연금이라는 좋은 제도도 자격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줄 수 없으니 철저한 자격 검사부터 통과하라"는 것인데요. 이전에 지급돼 왔던 장애인 수당보다 적은 장애인연금을 주면서 큰소리치는 것이 낯 뜨겁지도 않을까요?

우리 장애인들의 장애인연금에 대한 생각을 모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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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할 수입이 없어 하루하루 생계조차 잇기 어려운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수한 씨. 이번에 새로 도입된 장애인연금을 신청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이 많습니다. 연금을 받으려면 새로 장애등급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증이 강화돼 탈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수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 : "그것(장애인 연금)을 받게 되면 많이 도움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못 받게 된다니까 실망스럽고 고민이 되네요. 경제력이 없어서 연금 받으면 큰 도움이 될 텐데..."

뇌병변 장애로 고생하는 주 모 씨는 연금을 신청했다가 도리어 장애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떨어져 기존의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주 모 씨 (뇌병변 4급 장애인) : "(장애)2급에 대한 혜택을 제대로 못 받게 돼서 애로사항이 너무 많아가지고 뭐라고 말도 안 나올 정도로 힘들어요."

이경호 (근육장애 1급) : "이름만 연금하면 뭐합니까? 수당이면 어떻고 무슨 돈이면 어때요. 내용만 충실히 담기면 좋지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고 실질 내용을 담아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제도가 아닌 이런 허울뿐인 제도는 저희들은 원치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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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애인연금의 문제점은 시행되기도 전에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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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하라! 철회하라!" 성난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장애인연금법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명기홍(광주시 오치동/장애2급) : "너무 답답하고 억울해서 올라왔는데요. 기존의 장애수당을 없애고 장애연금을 만들겠다 하고 있습니다." /

박경석(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 "(장애인연금이) 15만원에서 16만원인데 그것으로 장애인의 연금이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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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량 LPG 지원을 폐지하고 더 많은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약속하며 시행하는 장애인연금입니다. 그런데 화려한 포장지를 풀어보니 알맹이 없는 선물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잘못 배달되었다고 빼앗아가 버립니다.

번지르르한 말잔치가 아니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장애인 복지가 펼쳐져야 합니다.

이상, <차이나는 뉴스> 박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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