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죽음의 신호등?

자막] 부산광역시 사상구 (2016.11.09)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려고 했는데 지금 화단 때문에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됩니다

지금 거리가 얼마입니까? 138

138센티미터,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최대 거리에서 버튼까지의 거리가 138센티미터라고 합니다

지팡이로 (버튼을) 찌르든지 해야 됩니다 근데 시각장애인은 볼 수가 없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한 일이고

도대체 이걸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놨는지...

제가 지금 (음향신호기를) 동작을 시켰고요 저 혼자 직접 건너가 보겠습니다

또 소리가 안 나는데요 소리가 안 납니다 또... (건너편 음향신호기) 소리가 안 납니다

음향신호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중소기업 협업화공단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다시 한 번 소리를 따라서 혼자 가보겠습니다 두 번째 도전입니다 소리가 안 납니다

음향신호기

중소기업 협업화공단 방향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점멸신호로 바뀌었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아, 이제 소리가 나네요

저는 (음향신호기)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오거든요 그러니까 화단으로 올 수밖에 없는 거죠

왜? 음향신호기가 화단 속에 있으니까 근데 횡단보도는 저쪽에 있고 음향신호기는 저쪽에 있으니까

저는 이제 횡단보도가 아닌 길로 오게 된 거죠

저기 (건너편) 보다 더 심합니다 2미터랍니다 제 키보다 더 멀어요

제가 여기서 점프를 해도 손이 안 닿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거든요 (리모컨의) 건저지가 다 닳았다

이거 (리모컨) 못쓸 수도 있어요 고장 날 수도 있고 충분히, 분실할 수도 있고

그리고 모든 시각장애인들한테 리모컨 보급한 거 아니지 않습니까

버튼을 눌렀을 때는 반드시 양쪽에서 시각장애인을 유도할 수 있는 신호가 나와야되는데 한쪽만 나오고 있거든요

버튼을 눌렀을 때는 (건너편이) 동작을 안 하기 때문에 이 신호등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고장신고, 지금 고장 났잖아요 고장 난 걸 신고하기 위해서 (점자) 고장신고 전화번호를 찾고 있는데

없습니다 역시 아무것도 없네요 여기도...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뭡니까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일 때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시각장애인들이 사고가 안 나는 게 이상한 구조죠 이거는 시각장애인들 무조건 사고 나라고 만든 음향신호기입니다

지금 소리가 나고 있는데 차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인데 빨리 건너가라고 소리 나는 거거든요

이 죽음의 신호등이 울리고 있습니다 (음향신호기) 소리는 나고 있는데 차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지금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이란 소리거든요 차들이 지나가는데 (음향신호기 소리는) 계속 나고 있습니다

맞은편에서 (음향신호기) 소리가 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중간에 서 있거나 죽는 겁니다 시각장애인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승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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