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민주통합당 정세균 제18대 대통령 경선 후보자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농성장을 찾아 장애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민주통합당 정세균 대통령 경선 후보자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 후보는 27일 오후 광화문광장 해치 서울 지하차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농성장을 찾아 이 같이 밝혔다.

공동행동은 지난 8일 출범식을 가진 뒤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묻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정 후보는 공동행동의 요청에 따라 농성장을 방문해 긴급 정책간담회를 갖고,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조직국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문제점과 부양의무제 폐지에 따른 예산 등을 설명하며, 부양의무제 폐지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김 국장은 “OECD국가들 중 우리나라 복지재정지출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실제로 빈부격차 해소 위한 공공구조를 위한 지출이 OECD 국가 평균 2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8%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 만큼 우리나라가 현재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지출이 현재 OECD 국가 중 낮고, 빈부격차도 그 만큼 심해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이 빈곤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양의무제를 폐지할 경우 5년 동안 10조 정도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는데,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현재 빈곤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과 한 해 수 명씩 자살하게 만들고 있는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초법의 부양의무제 폐지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공동대표가 장애등급제는 '차별의 낙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세균 후보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블뉴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공동대표는 “사람에게 등급을 나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밖에 없다. 흔히 소나 돼지한테만 등급을 매기고 장애인에게 매기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차별의 낙인으로 불리는 장애등급제가 전향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완전 폐지가 돼 차별의 낙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부양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부양 받는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부양의무제가 불합리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폐지했을 때 단계적으로 할 것인가, 일시적으로 할 것인 가 등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또한 “현재 기초법에 따른 비용이 연간 3~4조의 수준인 것으로 안다. 부양의무제를 폐지할 경우 5년에 10조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했는데 ‘이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후보는 장애등급제와 관련 "장애인들을 굉장히 힘들게 하는 제도에 대해서 앞으로 전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장애등급제보다는 장애인들 모두 국가의 보호를 받는 전향적인 제도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등급제나 부양의무제가 앞으로 장애인들에게 족쇄가 되지 않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긴급 정책간담회와 관련 "일단 첫 대통령 선거 후보와 우리의 요구사항인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현실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해주셨다고 생각 한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또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들과 정책간담회를 위해 접촉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확답을 준 후보는 없다”면서 “앞으로 공동행동은 지속적으로 릴레이 1인 시위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면담 날짜는 계속 조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동행동은 27일 오후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장애인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촉구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첫 주자로는 전국철거민연합 장영희 의장이 나섰으며,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는 건강네트워크 조경애 고문, 인권재단사람 박래군 이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김영진 위원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가 1인 시위에 각각 나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가 정세균 후보에게 10만인 엽서쓰기 운동에 대해 설명한 뒤 정세균 후보가 엽서를 쓰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가위로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를 자르는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정세균 후보.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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