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인어린이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 어린이들의 영혼의 노래에 그만 울어버렸다.

이 대통령은 부인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홀트일산요양원을 찾았다.

지난달 장애인합창단 '영혼의 소리로'가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노래를 꼭 들려 드리고 싶다"며 보낸 간곡한 초청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갈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은 친근한 모습에 6명의 장애 어린이들은 이 대통령을 친할아버지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이 대통령도 환한 얼굴로 어린이들의 얼굴을 만지면서 "안녕하세요! 야, 참 예쁘다"고 인사했다.

어린이의 손을 꼭 잡고 생활관인 '린다의 방'을 찾아간 이 대통령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6개로 태어나 최근 수술을 받은 3살배기 윤성이를 품에 안고 좀처럼 놓아주질 않았다.

이 대통령은 윤성이의 손을 만지면서 "수술이 잘 됐구나"라고 감격스러워 하더니 촬영하는 카메라를 보면서 "어어…이 아이가 카메라 탄다"고 농담을 하면서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또 장애 어린이들의 다리를 직접 주물러주면서 "파이팅"을 외쳤고 시각·청각 장애에 간질까지 앓고 있는 한 여자 어린이를 위해선 "곧 나을거야. 할아버지가 기도할께"라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

이 대통령은 임태성 군의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우리 태성이가 간다. 그냥 미니까 가네"라며 동심으로 돌아간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서가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

그리고 이어진 '영혼의 소리로' 27명의 합창. 이 대통령의 눈물샘이 터졌다.

자원봉사자 박재용 씨의 지휘로 여자 어린이의 독창곡 '똑바로 걷고 싶어요'가 연주됐다. 발음이 거의 되지 않는 어린이가 부르는 영혼의 노래에 김윤옥 여사부터 눈물을 흘렸고 얼굴까지 붉어지며, 애써 눈물을 참던 이 대통령도 결국 굵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합창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까지 이 대통령은 수건이 흠뻑 젖어들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이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여러분 노래가 가슴 속, 영혼에서 나오는 소리같이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면서 "여러분을 위로하러 왔는데 우리가 오히려 위로를 받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진심어린 칭찬과 감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합창단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과자 세트와 CD플레이어 등을 선물했고 단원들은 직접 빚은 갈색그릇 세트를 선물했다.

이날 일산 양지바른 곳에서 이뤄진 대통령과 천사들의 만남은 웃음과 눈물, 감동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이어진 장애인 농구경기에서 6차례의 시범 슛을 모두 실패하고만 농구빵점 MB의 굴욕마저 행복하게 할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청와대

CBS정치부 정재훈 기자 floyd@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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