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고무신속의 양이‘ 옆에서 박정현씨.ⓒ진천군장애인복지관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진천공예마을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발달장애인 박정현씨와 그의 어머니인 변옥희씨다.

다운증후군인 정현씨는 그 동안에도 자잘한 질병들을 앓고 있었지만, 작년에는 엄마 옥희씨가 “절망적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다리가 붓고 심하게 아파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약사인 엄마 옥희씨가 몸에 좋은 것들을 먹이고 건강에 신경 쓰면서 조금씩 나아졌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수명이 짧은 다운증후군의 특성을 생각하면 자기주장발표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전시회를 열어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정현씨는 2011년에 엄마와 함께 첫 붓을 잡았고 그로부터 10년이 되었다. 수묵화를 비롯해 서예, 민화, 서양화 등 10년 동안 두 모자가 함께 만들어낸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아들 박정현과 엄마 변옥희가 아닌, ‘작가 박정현’과 ‘작가 변옥희’로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정현씨는 “작품들을 그리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며 카메라 앞에서 특유의 귀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작가 박정현씨의 서예 작품들.ⓒ진천군장애인복지관

지난 17일에 열린 오픈 행사는 엄마 옥희씨가 진행했으며, 정현씨가 직접 춤을 추며 멋진 공연을 펼쳤다.

특히 처음 지도를 시작했던 충북초대미술협회 이세훈 회장, 현재 정현씨를 지도하고 있는 진천사람들문화갤러리 남숙자 원장, 정현씨가 오랜시간 이용하고 바리스타로 일했던 진천군장애인복지관 김형완 관장 등이 참여해 첫 전시회를 축하했다.

엄마 옥희씨는 34년 동안 정현씨와 함께하면서 잘못한 일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잘한 일을 칭찬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인라인스케이트, 스노보드를 멋지게 타는 스페셜올림픽 동계대회 대표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정현씨가 작가 박정현으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가 누군가에게는 그저 작은 전시회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엄마 옥희씨는 희망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엄마와 함께 특별전’은 3월 2일까지 진천공예마을 진천공예미술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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