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금강신관공원 입구에는 이동식 남녀비장애인화장실만 설치돼 있고, 장애인화장실은 없다. ⓒ박종태

'제61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26일 충남 공주시 금강신관공원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400년 전 대 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 아래 9일 동안 개최된다.

이번 백제문화제는 지난 7월 4일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등이 포함된 백제역사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후 열리는 첫 행사로 그 어느 때보다 더 화려하고,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지난 22일 충남장애인인권연대 한창석 상임대표(시각장애1급), 김영복(지체장애1급) 회원과 함께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했다.

먼저 개막식 등 많은 공연이 진행되는 금강신관공원은 비장애인화장실에 비해 장애인 화장실은 부족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은 입구와 공원 내에 이동식 5개, 기존에 설치된 3개 등 총 8개가 있지만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이동식 2개뿐이다.

음수대 앞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돌계단으로 목이 마를 때 물조차 마음대로 마실 곳이 없어 물을 싸서 오거나 생수를 사서 먹어야 한다.

간이 무대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경사로가 설치됐지만, 양 옆에 추락을 방지하는 가이드레일이 설치가 돼 있지 않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식전 공식행사, 국립오페라 갈라 콘서트 등이 열리는 부여정림사지박물관을 살펴보면 주차장내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 중증장애인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내부도 좁아 수동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들다.

주차장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길의 배수로 덮게는 수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수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반면 박물관 입구의 경사로는 이용하기 편하게 설치돼 있어 문제가 없다.

박물관 내부 장애인화장실은 2곳이 설치됐는데 모두 남녀공용이며, 출입문 또한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불편이 따랐고, 잠금장치도 없다. 기념품 판매소 앞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청소도구 등이 있었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가 없고, 비상호출벨 대신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들다. 세면대 손잡이는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박물관 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물관 내부의 점자블록은 너무 무분별하게 설치된 것은 물론 재질이 스테인리스로 변형이 일어나 휘어졌을 때 다칠 위험이 있다.

점검을 마친 한창석 상임대표는 "전국 3대 예술제라고 자랑하는 백제문화제인데 장애인 편의시설에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백제문화제 관계자는 "박물관 외부에 장애인화장실 설치가 여의치 않지만 다시 점검, 박물관 측과 가능한 지 협의하는 등 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신관공원 행사장 중간에 이동식 남녀장애인화장실 1곳씩 설치됐다.ⓒ박종태

금강신관공원 백제문화제 행사장 내 기존에 있는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은 언덕 밑에 설치돼 있다. 여기에 장애인화장실은 없다. ⓒ박종태

금강신관공원 백제문화제 행사장 내 음수대 1곳이 설치됐지만, 앞에 돌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접근할 수 없다. ⓒ박종태

식전 공식행사, 국립오페라 갈라 콘서트 등이 열리는 부여정림사지박물관을 살펴보면 주차장내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 중증장애인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내부도 좁아 수동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들다.ⓒ박종태

주차장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길의 배수로 덮게는 수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수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박종태

박물관 입구 경사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게 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박물관 내부 장애인화장실은 2곳이 설치됐는데 모두 남녀공용이며, 출입문 또한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불편이 따랐고, 잠금장치도 없다. 기념품 판매소 앞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청소도구 등이 있었다. ⓒ박종태

박물관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가 없고, 비상호출벨 대신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들다. 세면대 손잡이는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박종태

박물관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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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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