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 시상식에서 우혜정 학생(왼쪽)이 수상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대구대학교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 특수교육과 4학년 우혜정 학생(22)이 지난 9일 한국장애인유권자연맹이 주최한 ‘제14회 전국장애인과 함께하는 문예글짓기 대회’에서 대학·일반부 대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우 학생은 ‘보이지 않는 선거’라는 글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글은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등 그 어느 대선보다 이슈가 많았던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장애인에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며, 다가설 수 없는 선거’로 기억된다고 꼬집었다.

우 학생은 대선 후보자 캠프의 선거 유세를 한 예로 들었다. 그는 대선 당시 큰 대로변에서 시끄러운 노래와 연설 등으로 선거 유세가 한창 일 때 횡단보도에 서서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던 시각장애인을 봤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 시각장애인은 큰 노랫소리로 인해 음향 신호기를 들을 수 없어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시끌벅적한 선거 유세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또 하나의 장애물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우 학생은 대선 후보자 TV토론 수화 통역 방식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TV토론에서 대통령 후보자 4명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정작 수화통역사는 1명이다보니 제대로 된 통역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각 후보자별로 수화통역사를 배치해 동시통역하는 미국과 비교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휠체어를 타는 한 지체 장애인들이 2층에 설치된 투표소 계단을 오르지 못해 투표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는 “이 글을 통해 장애인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어떤 거창한 장애인 정책이 아니라 생활 속 작은 배려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오빠와 2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오빠가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얼마 남지 않은 특수교사 임용시험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는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권리를 장애인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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