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구외고 학생들과 청각장애인 훈련생들,ⓒ대구 직능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이 직업훈련을 받는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일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상당수 훈련생들이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농아학교 고등부를 졸업한 중증 청각장애인의 평균 기초학력(국, 영, 수) 수준은 9~11세로 흔히 ‘9세의 벽’이라 할 정도로 기초학력 수준이 떨어진다. 취업을 앞두고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 기초학력 부진은 훈련과 취업에 큰 걸림돌이 되는 상황.

이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은 대구외국어고등학교와 협력을 통해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중증 청각장애인 훈련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일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이민지 외 5명)을 자원봉사자로 추천받아 일과 후에 청각장애인 훈련생들의 기초학습을 지도하도록 했다.

이는 사범 계열과 사회복지 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대구외고 고등학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대구직능원 청각장애인 훈련생들에게는 학력 향상의 기회가 된 것.

대구외고 재학생들은 대학입시 준비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중증 청각장애인 훈련생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매주 화요일 일과 후 2시간씩 일대일 지도를 하면서 쪽지시험도 수시로 봤다.

그 결과, 일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각장애인 훈련생 23명이 올 상반기 ㈜LG이노텍 등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것.

청각장애인 훈련생들은 “이제 기초 국, 영, 수 문제를 접할 때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분야에서 하는 교육도 이해가 쉽다”며 자원봉사를 해준 대구외고 고등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원봉사 학생들은 “사실 이 봉사를 시작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어 시작했는데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는 봉사가 됐다”며 “청각장애라는 장애물을 발판으로 삼아 한 발짝 더 나아가려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예전보다 더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게 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도 길러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구외고 자원봉사 학생들은 청각장애인 기초학력 지도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자 자원봉사 동아리 “내 마음이 들리니”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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