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왕생이길 횡단보도에 설치된 대리석 점자블록. 저시력 장애인들이 구분하기 힘들다. ⓒ박종태

울산시 남구청이 남구청사거리에서 목화예식장 사거리까지 535m 구간의 왕생이길 대리석 점자블록 개선에 나섰지만, 댐질식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왕생이길은 울산을 대표하는 걷고 싶은 거리, 문화·예술의 중심거리로 만들어진 디자인 거리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을 위해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형·선형블록(이하 점자블록)의 색상이 바닥 대리석과 같은 어두운 색으로 저시력 장애인이 인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장애인당사자인 울산시의회 문병원 의원(지체장애2급)이 지난달 29일 울산시에 ‘시각장애인들의 통행 불편해소를 위한 도로개선 필요’라는 주제의 서면질문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3일 울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직원, 시각장애인 당사자, 문병원 시의원과 왕생이길을 찾았을 때에는 남구청이 대리석 점자블록 위에 노란색으로 도색을 하고 있었다. 왕생이길 대리석 점자블록이 저시력 장애인이 구분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연합회 소속 회원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는 황색이나 노란색은 인지도가 강한 색상으로 저시력 장애인의 유도를 용이하게 하기 때문에 노란색 점자블록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곳 점자블록 설치는 법규를 위반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단체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오히려 비싼 대리석 점자블록을 설치를 하고 문제가 되자 노란색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면서 “대리석 점자블록에 페인트칠을 하면 오래 못가 벗겨져 디자인 거리가 흉물스럽게 변하기 때문에 페인트칠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문병원 시의원도 “대리석 점자블록을 노란색으로 도색하는 것은 임시방편인 미봉책”이라면서 “문제가 된 40여 군데 대리석 점자블록을 다시 노란색 점자블록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3일 울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직원, 시각장애인, 문병원 울산시의원이 왕생이길을 찾아 살펴보며 대리석 점자블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박종태

지난 3일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에 설치된 대리석 점자블록을 손으로 만져 보고 있다. ⓒ박종태

지난 3일 왕생이길에 설치된 대리석 점자블록 위에 1차로 베이지밀 색의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박종태

지난 3일 왕생이길에 설치된 대리석 점자블록 위에 2차로 노란색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박종태

왕생이길에 설치된 대리석 점자블록 위에 노락색 페인트 칠을 완료한 모습. ⓒ박종태

왕생이길 상가 출입문 앞에는 문제 없는 노란색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횡단보도에 설치된 어두운 대리석 점자블록과 비교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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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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