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공공자전거를 세척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 ⓒ한국장애인개발원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풍호동에 위치한 진해장애인복지관은 최근까지 지역특화형 신규일자리 모색일환으로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위한 공공자전거 세척사업을 진행했다.

진해장애인복지관의 공공자전거 세척사업은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개발원의 ‘지역맞춤형 신규일자리 개발사업(공모형)’에 7월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장애인개발원의 지원은 지역의 자원, 특색, 장애인구, 수요자 욕구 등의 차이로 지역 욕구에 맞는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세척사업은 창원경륜공단이 창원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공자전거를 지역 시민들이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말끔하게 세척하는 사업이다.

창원경륜공단은 2009년부터 공공자전거를 시민들에 대여하는 사업, 일명 ‘누비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누비자는 ‘누비다’와 ‘자전거’의 합성어로 창원시 곳곳을 자유롭게 다니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유비쿼터스 기술이 적용된 무인대여 공공자전거이다.

사업시행 초기 공공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터미널은 20곳, 공공자전거는 430대에 불과했지만 2016년 10월 현재 터미널은 265곳, 공공자전거는 3,900여대로 늘어났다.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은 직장인과 학생들로 출퇴근, 등하교용으로 쓰인다. 이용료가 연 3만원, 월 4000원 등으로 저렴하다 보니 호응도가 높다.

실제 총 회원은 45만여 명이나 된다. 하루 평균 1만7000여 명이 공공자전거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창원시를 찾는 관광객들도 공공자전거를 이용해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안영민씨가 공공자전거 세척을 하는 중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에이블뉴스

복지관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 특색 등을 고려한 공공자전거 사업 중 세척에 주목했다. 나름의 시장조사도 거쳤다.

복지관은 8월 준비기간을 거쳐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복지관 내에서 공공자전거 세척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세척사업에는 발달장애인 5명이 지원했다.

이들의 근무시간은 주 5일 14시간(월 56시간). 공공자전거 세척은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먼저 한 사람이 자전거 전용 스팀기로 세척할 곳에 물을 뿌리면, 다음 사람이 스펀지 등으로 오염물을 제거한다. 이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오일을 칠한다.

이렇게 이들이 하루에 세척한 자전거는 총 10여대 정도다. 이렇게 세척된 공공자전거는 창원 시민들의 발이 됐다.

스팀세척 준비 등을 담당했던 송영수(남·30세·지적장애 3급)씨는 세척일이 재밌었다고 말한다.

“일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엄마, 아빠도 좋아했어요. 칭찬도 해줬어요. 내년에도 세척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창원경륜공단의 공공자전거 수리장소. ⓒ에이블뉴스

오염물 제거를 담당했던 안영민(남·20세·지적장애 2급)씨는 공공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시민들에게 자랑할 만큼 자전거 세척에 자부심이 강했다.

“세차 하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내가 닦은 것이 얼마나 깨끗한지 알려주고 싶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복지관은 앞으로 공공자전가 세척 사업이 확대 될 수 있도록 인근 지역 복지관과의 연계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척사업을 기획 총괄한 복지관 최동환 직업재활사는 “마산 등에 있는 3개 복지관을 거점으로 삼아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공공자전거 세척사업에 대한 창원경륜공단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창원경륜공단은 복지관의 공공자전거 세척사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앞으로도 밀접한 파트너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창원경륜공단 공영자전거사업팀 배송장비파트 이현우 차장은 “개인적으로는 걱정도 많았다. 일은 잘하고 있는지 한번 찾아가 보기도 했다. 깨끗이 잘 하더라”고 호평했다.

이어 “누비자 사업을 통해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어 좋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두고 싶다”며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한편 장애인개발원은 12월 중 이번 세척사업에 대한 결과보고회를 갖고, 사업에 대한 총 평가와 함께 2017년도 지역맞춤형 신규일자리 개발사업 방향 등에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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