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 승강장에서 대합실까지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한다.ⓒ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산에 살고 있는 전동휠체어 사용 중증장애인 이모씨(30세) 등 5명의 일행은 최근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 방문했다가 크게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지난 2일 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 자립생활기술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수단을 찾던 중 가장 가까운 경로인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서 집결해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프로그램 장소인 양산 배내골로 이동하기로 의견을 조율했다.

이씨 일행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호포역 장애인편의시설표를 살폈다. 다행이도 승강기가 2대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호포역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라는 답변까지 받아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한 프로그램 참가 당일, 이씨 일행은 호포역 승강장에 도착했지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 있어야 할 승강기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들을 반기는건 휠체어리프트 뿐인 것.

이씨 일행은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많이 났지만 이미 역앞에 콜택시가 도착해 대기중인 상황이었다. 정황파악도 못하고 한층 사이를 30분 이상 지체해 내려와 콜택시 기사님들께 드리지 않아도 될 사과를 드려야만 했다.

승강장이 설치됐다고 표기된 홈페이지 내용.ⓒ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그런데 알고 보니 사실 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는 승강기가 설치돼있었다. 호포역 구조가 1층에서 3층까지는 승강기를 이용 할 수 있지만 정작 3층 대합실과 4층에 위치한 승강장간의 이동 시에는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던 것.

호포역 관계자는 “승강기 설치 관련해 예산은 편성되어 있으나, 집행이 되지 않아 설치가 차일피일 연기가 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도 “호포역의 경우 역사 건물의 구조상 3~4층간 승강기 설치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홈페이지 내 호포역 장애인편의시설 승강기 운행대수 또한 관리자가 실수를 한 부분이 인정된다. 조속히 수정해 표기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웅길 소장은 “도시철도 역은 복합쇼핑몰이 아닌 오로지 승객이 안전하고, 정확한 시간에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는 장소”라면서도 “승강장과 대합실 사이를 리프트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장애인에게 시간과 위험을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소장은 “철도공사에서는 구조상으로 승강기설치가 힘들다는데 임시방편적으로 간이승강기를 설치하던지 교통약자를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플랫폼까지 갈 수 있는 승강기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