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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농성’ 김용익, 홍준표에게 공개서한

‘폐업 반대’ 6일째 단식…“조속히 정상화돼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4-09 11:10:58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해 6일째 단식농성 중인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이 9일 홍준표 도시사에게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공개 서한을 통해 “홍준표 지사의 폐업 선언일인 2월26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바로 다음날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날짜 선택이다”며“박 대통령이나 그분의 복지정책에 대한 비웃음은 아닌지 어떠한 정치적 야심이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또한 김 의원은 103년의 역사와 325병상의 규모, 216명의 직원이 있는 진주의료원을 폐업 결정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의 공청회를 통한 논의도 없었고 환자이전 대책, 고용승계 대책, 폐쇄 후 건물 활용 대책도 없는 등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어떤 경우라도 표준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 공공병원의 존재이유이고 돈을 벌려고 과잉 진료를 한다면 공공병원은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만약 병원의 경영상 잘못으로 손실이 났다면 고쳐야 하는 것이고 강성노조가 문제라면 노조를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진주의료원의 적자나 노조문제는 폐업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진주의료원 폐업결정 철회와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공개 서한 전문

홍준표 지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사님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맞서 단식농성중인 김용익 의원입니다.

진주의료원과 관련하여 지사님께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지사님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인, 2월 26일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선언하셨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의미심장한 날짜 선택입니다. 이런 날짜를 잡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그 분의 복지정책에 대한 비웃음은 아니신지요?

‘썩어빠진 산하기관을 단칼에 쳐 버리는 멋진 도지사’가 되기 위해, 또는 일부 언론이 말하는 대로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싶은 욕심에서 선택한 것이 진주의료원 폐업이었다면, 가난한 이들이 모여 있던 그 병원은 정치적 야욕의 벼락을 맞은 셈이 되겠습니다.

진주의료원은 103년의 역사와 325병상의 규모, 216명의 직원이 있는 큰 병원입니다. 이런 정도의 공공병원을 문 닫으려면 여러 차례의 공청회 등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체의 논의가 없었습니다. 진주시청이나 지역 국회의원들과 상의한 흔적도 없습니다. 환자이전 대책도, 고용승계 대책도, 폐쇄 후 건물활용 대책도,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지사님은 이런 독단적인 결정이 현대 사회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갑작스런 발표 후 폐업으로 향한 밀어붙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병원을 나가라는 강압적인 전화를 받은 환자들은 허겁지겁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위협이었습니다. 병원 폐쇄는 직원들에게 생활의 근거가 무너지는 공포였습니다. 곧이어 그들에게는 강성노조의 누명이 씌워졌습니다.

질병과 가난과 실직과 누명의 고통이 뒤섞이는 사람들의 심정에 대해 지사님은 조금의 짐작이라도 있으신가요?

한 가지 정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병원 건물은 비워둘 것인가요? 지하1층 지상8층 연면적 29,843㎡(9,043평)에 달하는 건물을 비워두고 폐허가 되기를 기다리실 것인가요? 그 커다란 빈 건물의 유지비가 얼마나 들 지 알고 싶습니다.

아니면, 소문처럼 지사님이 공약하신 경남도청의 제2청사가 되는 것인가요?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약은 지켜지고 재선은 되실지 모르나 폐해가 너무 큽니다.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보장”처럼 안 지켜지는 공약도 허망하지만, 억지로 지키려는 공약은 더 무서운 것이군요.

지사님이 공공병원을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강성노조가 있으면 폐쇄해야 하나요? 강한 노조가 문제면 노조를 개선하면 되지 왜 병원을 닫나요? 노조는 잘못했다 치고 환자는 무슨 죄가 있나요?

병원이 적자면 문을 닫아야 하나요? 공공병원은 현재의 건강보험수가체제에서 공공성을 지키며 표준적인 진료를 하면 반드시 적자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표준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 공공병원의 존재이유입니다. 돈을 벌려고 과잉진료를 한다면 공공병원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주민들을 위해 건강증진과 질병관리 사업을 하거나, 저소득층 진료를 너그럽게 하면 적자가 더 나게 됩니다. 불행히도 진주의료원은 요양병동 운영, 신종플루 대책, 보호자 없는 병동, 호스피스 운영, 장애인 치과와 산부인과 운영, 의료급여환자 진료, 독거노인 무료진료 등 쓸 데 없는 짓을 많이도 했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병원의 평가기준은 지역주민의 건강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진주의료원에 경영 잘못으로 인한 손실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지요. 저는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병원 폐쇄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돈을 원하신다면 골목마다 빵집을 차리세요. ‘재벌빵집’에 이어 ‘도청빵집’도 좋겠습니다.

저는 진주의료원 일로 인해 꽤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도 새누리당에서도 진주의료원 폐쇄에 찬성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결같은 반응은 의료원 폐쇄가 무리한 일이지만 ‘홍준표가 말을 듣나?’였습니다.

저는 지사님의 위치와 능력에 대해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청와대도, 소속 당도, 총리실도, 보건복지부도 어쩔 수 없는 도지사!

경상남도는 청와대의 통제권 밖에 있는가요? 새누리당은 통일성을 포기했나요? 작년 12월 말에 경상남도는 독립국이 되었던 건가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꼭 부탁드립니다.

도청 현관 밖에서 장영달 민주당 도당위원장이 도의회 의원 3분과 함께 농성중입니다. 장 위원장은 지사님과 함께 의원생활을 하던 동료의원이자 65세의 고령자입니다. 도의원 3인 중 한 분은 여성입니다.

그분들을 도청 현관 밖 노천에 천막도 없이 지내도록 버려두고 지사님은 현관을 열쇠로 채워 버리셨습니다. 아무리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할지라도 인간적으로 할 짓이 아닙니다. 부디 그분들을 집안으로 들여 놓아 주십시오. 아니면 차라리 경찰이 연행해 가게 해주세요.

이만 줄이며 다음에는 좋은 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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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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