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역 입구 앞에 기둥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들 위한 점자블록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경전선 마산~진주(53.3km) 복선전철 구간이 지난 4일 개통, 운행에 들어갔다. 이 구간에는 중리, 함안, 군북, 반성, 진주 등 모두 5개 역이 설치됐다.

특히 5일부터 진주역에서 서울역까지 KTX가 하루 10회(월요일 12회) 운행되며, 함안 주민의 요구와 수요를 감안해 함안역에도 하루 4회 정차한다.

10일 KTX가 정차하는 진주역과 함안역을 찾아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끝으로 함안역의 점검결과를 소개한다.

경남의 함안역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상·하행선 승강장에 각각 1대씩 총 2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 외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 문제는 심각해 보였다.

역사 입구 앞에는 기둥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의 안전 이동을 돕는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더욱이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역사를 안내해 주는 점자안내판이 없었다.

상·하행선 승강장에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건너편 승강장까지 동시에 울려 혼동이 되고, 비장애인들에게 소음이 되고 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남녀 입구 벽면에,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각각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여성비장애인화장실 쪽에만 설치됐다. 반면 남자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손잡이가 양호한 위치에 설치됐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으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더욱이 점검당일 미닫이문 위쪽의 창문은 뻥 뚫린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내부에는 용변기 뒤 등받이가 미설치됐고,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높은 곳에 설치됐다. 또한 세면대 손잡이,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역 직원은 “개통한지 몇 칠 안됐기 때문에 마무리공사가 안된 상태”라고 설명한 뒤 장애인들의 불편을 인정했다.

출입문 옆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남녀 입구 벽면에,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각각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여성비장애인화장실 쪽에만 설치됐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열고 닫기 힘든 미닫이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용변기 뒤 등받이가 미설치됐고,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높은 곳에 설치됐다. 또한 세면대 손잡이,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다. ⓒ박종태

남자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손잡이가 양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함안역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상·하행선 승강장에 각각 1대씩 총 2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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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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