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전용 돔경기장 전경. ⓒ박종태

경북 청도군에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1만 1245석의 좌석을 갖춘 소싸움전용 돔경기장이 있다.

지난해 9월 건립된 돔 경기장은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운영하고, (주)한국우사회가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소싸움은 휴식기를 갖고, 2월 4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0경기씩 진행되고 있다. 배팅 금액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가능하다.

또한 돔경기장에는 소싸움 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민속 문화 테마파크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장애인들이 소싸움을 관람하고, 소싸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까? 직접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먼저 1층 경기장에서 지하주차장 및 식당으로 내려가려면 비장애인의 경우 계단으로 내려가면 되는 반면 휠체어장애인 등 이동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서 휘돌아 가야된다.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2층 경기장에는 휠체어장애인 8명 정도가 경기를 볼 수 있는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고,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좌석만 있을 뿐 보호자 좌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중증장애인들의 보호자들은 옆에 서 있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앉아야 한다.

장애인화장실은 2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비장애인화장실이 4곳이니 장애인화장실 또한 남녀 각각 4곳씩이다.

문제는 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열기 힘든 여닫이문일 뿐만 아닐 장애인화장실 출입문도 같은 불편을 초래하는 미닫이문이라는 점이다. 또한 장애인화장실 미닫이문에 조그만 창문이 있는데 선팅을 하지 않아 내부가 보였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으로 튀어 나와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으로 설치하면 내부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용변을 볼 때 기댈 수 있는 용변기 등받이, 위급 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호출버튼, 휴지걸이가 없었다.

용변기에는 자동 물 내림 센서가 없었지만, 손과 발로 누르는 세정장치가 바닥과 벽면에 설치돼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비장애인남성화장실에는 소변기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 이용 장애인 등이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이에 대해 청도공영사업공사 직원은 "법 규 대로 설치했다"고 말할 뿐 개선의 의지는 엿볼 수 없었다.

2층에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지만, 보호자 좌석은 없다. ⓒ박종태

2층 장애인좌석으로 갈 수 있는 통로에는 경사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그런데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2층 4곳의 남여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비상호출버튼, 휴지걸이, 등받이가 없는 등 곳곳이 문제였다. ⓒ박종태

비장애인남성화장실에는 소변기 손잡이가 없어 목발 이용 장애인들이 넘어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청도 소싸움전용 돔경기장 내부모습.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