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행궁길 우측 인도 선형블록 바로 옆에 커다란 화분이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이 보행하다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수원시청은 미관을 이유로 화성 행궁길에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바로 옆에 대형 장애물 수십개를 설치했습니다. 이는 장애인의 이동권리를 침해한 것입니다.”

한국인권진흥원 이재원 원장은 장애인당사자로서 본지에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개선을 요구해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을 토로했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이동안내 시설로 점자블록의 장애물로 인해 큰 사고를 당해 인명피해가 발행할 수도 있다.

이 원장은 “수원시청은 수원 장애인복지 시설물을 관리·감독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장애물을 즉시 제거하고 점자블록을 보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미관을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헌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거해 논란의 여지 없는 명백한 장애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7일 실제 시각장애당사자인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조병선 부장과 함께 화성 행궁길의 상황을 살펴봤는데, 이 원장이 전한 상황과 같았다.

살펴본 결과 점자블록인 선형블록 바로 옆에 커다란 화분이 놓여 있는가 하면, 선형블록 옆에 50cm의 네모난 석재 재질의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가 수두룩하게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보행 중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계속 진행을 유도하는 선형블록 바로 옆에 화분과 석재 재질의 볼라드가 놓여 있어 부딪치거나 걸려 넘어져 다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이 인도 선형블록을 따라 보행을 하다가 보면 끝지점에 커다란 화분과 석재 볼라드에 길이 막혀 오도 가지도 못하는 곳도 있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보조시설중앙센터에서 발간한 제품규격 및 지침서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설치해야 한다.

또한 밝은색의 반사도료를 사용해 쉽게 식별할 수 있어야 하며,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80~100센티미터의 높이에 10~20센티미터의 지름으로 시공해야 한다.

조병선 부장은 “지침서에 점자블록 설치폭은 보도폭 상황에 따라 좌우 최소 30~90cm 간격을 두고 설치하되 60cm는 유지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선형블록 바로 옆에 설치된 볼라드는 인도를 시각장애인이 보행을 하다가 보면 부딪쳐 다칠 위험이 매우 커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수원 화성사업소 행궁 담당자는 함께 현장을 둘러 본 뒤 “바로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수원 화성 행궁길 인도 선형블록 옆에 50cm의 네모난 석재 재질의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가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보행 중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박종태

수원 화성 행궁길 횡단보도 점자블록 바로 옆에도 50cm의 네모난 석재 재질의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가 설치됐다. ⓒ박종태

수원 화성 행궁길 인도는 시각장애인이 선형블록을 따라 보행을 하다가 보면 끝지점에 커다란 화분과 석재 볼라드에 길이 막혀 오도 가지도 못하는 곳도 있었다. ⓒ박종태

수원 화성사업소 직원들이 인도 선형블록 바로 옆에 설치된 커다란 화분과 석재 재질의 볼라드를 살펴보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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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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