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영종’ 5관에는 장애인좌석이 없다. 이에 전국장애아동보육제공기관협의회 이계윤 고문은 스크린 앞 계단의 평평한 곳으로 수동휠체어와 함께 옮겨져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박종태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저는 아동들을 데리고 영화관을 갔는데, 놀라웠습니다. 상영관에 장애인석이 마련돼 있지 않아 스크린 앞 계단의 평평한 곳으로 수동휠체어와 함께 옮겨져 관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가요?”

최근 전국장애아동보육제공기관협의회 이계윤 고문(지체장애 1급)은 아동들과 영화 관람을 위해 지난해 10월 오픈한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영종’을 방문했을 때 겪은 상황에 대해 이 같이 토로했다.

이에 따라 18일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대로 예스타워 빌딩 7~9층에 위치한 ‘메가박스 영종’을 찾아가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6곳의 상영관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먼저 이계윤 고문이 문제로 지적했던 5관은 스크린 옆 출입문에 턱이 없었지만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휠체어와 함께 옮겨져 계단의 평평한 곳에서 관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1~4관, 6관에는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었는데, 바닥에 장애인마크가 새겨져 있으며 뒤쪽에 의자가 설치됐다. 따라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방문하면 의자를 탈착시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오지 않으면 비장애인들이 의자에 앉아 영화를 관람한다.

무엇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영화 관람에 있어 불편을 겪는 것은 장애인좌석이 맨 앞이다 보니 ‘동등한 시야’나 ‘적절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행법 상 장애인 관람석을 ‘출입구 또는 피난통로에서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법 위반은 아니지만 장애인의 관람 편의를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 영종’ 관계자는 “5관에만 장애인좌석이 없고, 나머지 상영관에는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어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장애인좌석이 맨 앞에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영화 관람 시 고개가 아픈 것은 있다”고 말했다.

1~4관, 6관에는 장애인좌석이 마련돼 있었는데, 바닥에 장애인마크가 새겨져 있으며 뒤쪽에 의자가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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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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