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안산시의회 앞 한화생명빌딩 옆 공터에서 열린 안산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의 규탄집회 모습. ⓒ박종태

안산시장애인지원센터(이하 센터) 증축 예산을 전액 삭감한 안산시의회가 지역 장애인단체의 반발에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지역 13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안산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회장 정초근, 이하 총연합회)는 23일 안산시의회 앞 한화생명빌딩 옆 공터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비좁은 센터의 문제를 내년 증축을 통해 해소해 주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관련 예산 2억6000만원을 전액 삭감한 것은 입주해 있는 장애인단체를 우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지역난방공사가 지난해 안산시와 협약을 맺고, 20억원을 투입해 단원구 사동에 연면적 1230㎡, 지상 1~3층 규모로 건립해 기부하기로 약속한 건물이다. 하지만 사업비 부족 때문에 대강당 용도를 겸한 교육프로그램실로 설계된 3층의 공사를 끝내지 못하고 절반만 완료한 채 시에 기부했다.

이에 시는 지역난방공사가 시공하지 못한 3층을 추후 예산을 확보, 증축하기로 하고 지난 3월 26일 개관했다. 현재 사무공간인 1~2층에는 안산지체장애인협회 등 13개 지역 장애인단체가 입주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연합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은 시가 증축공사 예산으로 5억 20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 내년 예산안에 절반인 2억6000만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전액 삭감됐기 때문.

규탄 대회에서 총연합회는 지역 3만5000여명의 장애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인식개선 사업 등을 진행하는데 증축공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며 예산 반영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현장을 찾은 안산시의회 성준모 의장, 전준호 운영위원장, 김정택 문화복지위원장이 내년 3월 추경예산에 5억2000만원을 반영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총연합회의 대답은 '믿을 수 없다'였다.

이후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성 의장을 비롯해 현장을 찾은 위원장들, 안산시청 관계자, 총연합회 정초근 회장 등 관계자들이 의장실로 자리를 옮겨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 총연합회는 즉시 내년 3월 추경예산에 센터 증축예산 5억 2000만원의 약속이 담긴 공문을 요구했고, 안산시의회와 안산시가 공문을 전달함에 따라 규탄 집회는 일단락 됐다.

장애인들이 안산시의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종태

규탄시위 현장에는 안산시의회 김정택 문화복지위원장(좌측), 성준모 의장(가운데), 전준호 운영위원장(우측)이 찾아와 진화에 나섰다. ⓒ박종태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안산시의회 성준모 의장을 비롯해 현장을 찾은 위원장들, 안산시청 관계자, 총연합회 정초근 회장 등 관계자들이 의장실로 자리를 옮겨 면담을 갖고 있는 모습. ⓒ박종태

장애인들이 안산시의회로 진입하려 하자 전경들이 진입을 막고 있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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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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