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정문 안내실 입구, 법원본관 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촉지도식 안내판은 부식형이다. ⓒ박종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120번지에 위치한 수원시지방법원은 지난 1984년에 건립됐다. 청사 안내를 보면 법정동이 있는 법원본관, 4곳의 별관 건물이 있다.

지난 5일 수원시장애인독립생활연대 회원으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박승덕씨(지체장애1급)와 법원 본관 건물, 종합민원실이 있는 제4별관, 주차장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점검 결과 곳곳에서 문제점이 수두룩해 장애인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원하는 곳을 이동하기에는 힘든 상태였다.

법원 정문 안내실 입구와 본관 앞에 설치된 촉지도식 안내판은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만져 점자를 읽기 힘든 부식형이다.

4별관 종합민원실의 계단과 엘리베이터 옆 검색대와 책상은 점자블록 위에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법원 본관의 지하1층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내려갈 수 있는 민원쉼터와 본관 정문에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만 있기 때문이다.

법원 본관의 법정동 뒤에는 은행을 통해 공탁, 보관금을 찾을 수 있는데 입구에 계단만 있을 뿐 경사로가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출입할 수 없다. 또한 1층 민사·형사법정의 출입문까지는 경사로로 올라갈 수 있는데 반해 출입문이 여닫이문이기 때문에 손이 불편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직원의 도움 없이는 이용하기 힘들다.

법정동의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남녀 1곳씩 마련돼 있다. 2층에 남성비장애인화장실, 3층에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모두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접이식으로 설치됐고,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힘들었다.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도 없었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는 위치에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 외부에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질 우려가 있다.

수원지법 주차장에 마련된 2면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휠체어를 싣고, 내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주차장 안내 문구에 ‘장애우’라는 용어가 들어가 있어 법정용어인 ‘장애인’으로 바꿔야 한다.

박 씨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지하식당을 내려가기도 힘들고, 공탁금도 찾지 못하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엉망”이라면서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미흡한 장애인 편의시설 상태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법원이 노후 되고, 오는 2018년 이전 계획이 있다”며 개선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4별관 종합민원실의 계단과 엘리베이터 옆 검색대와 책상은 점자블록 위에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홀로 수원지법에서 공탁금을 찾기에는 어렵다. 입구에 계단만 있고, 경사로가 없어 들어가기 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박종태

법정동 뒤에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문 앞까지는 갈 수 있지만, 여닫이문이기 때문에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기에는 힘들다. ⓒ박종태

법정동의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남녀 1곳씩 마련돼 있다. 2층에 남성비장애인화장실, 3층에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모두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출입문도 접이식이다. ⓒ박종태

법정동의 장애인화장실 내부는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힘들고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도 없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는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법원 본관의 지하1층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내려갈 수 있는 민원쉼터와 본관 정문에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만 있기 때문이다. ⓒ박종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홀로 법원 본관의 지하1층 식당 및 매점으로 내려가기에는 계단 때문에 불가능하다. ⓒ박종태

수원지법 주차장에 마련된 2면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휠체어를 싣고, 내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다. ⓒ박종태

주차장 안내 문구에 법정용어가 아닌 '장애우'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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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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