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이 6대륙을 연수하고 돌아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이상철)는 장애청년의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장애청년 해외연수사업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를 진행, 지난 9월 3일부터 19일까지 팀별로 7박 8일 동안 영국, 탄자니아·케냐, 호주, 칠레, 캐나다를 다녀왔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초구청 대강당에서는 ‘이제는 청년이다. 드림팀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으로 연수사업 결과보고 및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장애청년 드림팀이 다녀온 나라들 중 가장 선진국인 영국의 장애인정책에 대해 소개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만은 성문법으로"

영국팀은 장애인과 첨단과학(보조공학)을 테마로 왕립장애인재활협회(Royal Association Disability and Rehabilitation), 장애인권리협회(Disability Rights Commission), 시각장애인협회(Royal National Institute of the Blind), 킹스칼리지대학(London university King's College), 이스트 런던 대학(East London University), 리딩대학(The University of Reading), 킹스칼리지대학 재활병원(King's College Hospital NHS Trust) 등을 방문했다.

정책기관인 왕립장애인재활협회와 장애인권리협회에 대해 대구대 이근민(재활공학과) 교수는 “왕립장애인재활협회는 장애인과 정부의 다리역할을 하면서 소수의 의견을 정부에 호소해 정부에서 법안 등으로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며 “로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대 재활학과 석사과정의 소은실씨는 “왕실에서 운영하는 장애인단체와 민간에서 운영하는 장애인단체들이 국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의 의사를 전달, 수렴하면서 법률로 연결시키고 있다”며 “영국의 법은 불문헌법이지만 장애인에 대한 내용을 법으로 우선 규정하고 지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만 성문법으로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을 장애인 실생활에 적용

대학의 연구소를 방문한 장애청년 드림팀은 영국의 과학이 첨단과학은 아니지만 장애에 대한 인식과 실생활 적용을 통해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KAIST 항공우주공학 전공 박사과정 강지훈씨는 “영국 대학 연구소들의 기술은 보편적인 기술이었다”며 “그러나 장애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장애인의 삶에 작은 도움을 주려는 노력은 소박하면서도 대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씨는 “재정, 법률,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애인의 상황에 맞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관련 기술들을 차근차근 개발·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기술의 최종목표는 ‘인간’이고 ‘인간을 위한 기술’의 단계에서 장애인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KBS 라디오 정재은 리포터는 “대학 연구실에서 3D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현실로 다양한 경험과 치료를 받는 프로그램을 보고 놀라웠다”며 “흔히 우리나라를 IT 최강국이라고 하는데 장애인과 관련된 산업보다는 상업적으로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장애인 문화적 기본권 존중에 감탄

또한 장애청년 드림팀은 영국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체계적인 서비스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했다.

이근민 교수는 “영국은 영화관, TV, 스포츠 경기 등에 화면 설명제공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협회는 많은 영화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더 현실감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특수한 안경을 배부해 시각장애인들이 무선으로 화면설명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맹학교 안승준 특수교사는 “대영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그리스관의 전시물을 손으로 건드리자 관리요원이 소리 지르며 제지했으나 시각장애인이라고 설명했더니 모든 전시물을 손으로 감상할 수 있었으며, 관리요원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안씨는 “박물관의 경험은 장애인권이나 정책에 대해 설명 듣는 것 이상으로 선진국의 장애인식에 대해 느낄 수 있게 하는 계기였다”며 “냉혹할 정도로 법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장애인의 문화적 기본권을 위해 배려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고 전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사회의 인식

한편 장애청년 드림팀은 영국의 장애인관련 정책이나 기술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소은실씨는 “사회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불완전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배려였다”고 전했으며, 보건복지부 정보화담당관실 박두희 사무관은 “호텔 등 공공시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에게 우선권 부여했는데 장애인 배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실천되는 것임을 느꼈다”고 전했다.

인하대 유해숙(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영국은 휠체어 구입비와 의수족 등 재활보장구와 사회복지서비스를 전액 국가에서 무상 지원한다”면서 “이는 시민사회의 연대 즉 시민들이 자신이 낸 세금을 사회적 약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사용하는데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신용기획부 김형경씨는 “영국의 정책, 문화, 사회인식, 기술 등을 직접 보고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이나 제도 등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초구청에서 진행된 장애청년 드림팀의 연수 보고서 발표를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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