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매년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근로체험 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2019년 공모에는 34건의 수기가 접수됐고 심사결과 총 27편의 입상작이 선정됐다. 이중 대상 1편, 최우수상 2편, 우수상 10편을 연재한다. 열한 번째는 우수상 수상작 “조현병을 버텨온 나의 노력”이다.

조현병을 버텨온 나의 노력

이경열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것은 2009년 교회에서 장로님이 계명대학교 정신과 교수님이어서 진료를 받았다. 그때 당시는 조현병이라는 말이 없어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으로만 알고 약을 먹다가 안먹기를 반복하여 증상이 더욱 안 좋아졌고, 재발도 하였다. 그 후 다시 원장님과 면담하면서 정신분열증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 번 재발하면 오년 이상의 장기간 동안 낮병원을 다니며 재활활동에 매진해야 된다고 하셨다.

너무 힘든 상황이었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여러 활동을 시작해보았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주차 지킴이로 일을 해보려 시도했고 기회가 닿아 일을 하게 되어 나름 열심히 하였다.

그러 던 중 집안에서 아버지의 사업이 폐업하게 되기도 하였고,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나기도 하였으며, 몸에 많은 부상을 입기도 하였다. 그렇게 힘든 시간 속에서 항상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가족과 친척, 그 외 다양한 지인들이 위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

정신병과 몸의 부상 속에서 병원에서 입원하여 재활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걸음걸이도 힘들어서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아 걷는데 지장이 없게 되었고, 입원 생활 중에 급격히 증가한 체중 역시 매일 공원에서 집까지, 또는 목표를 잡아 거리를 늘려가면서 약한 운동을 시작하여 체중 조절에도 성공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몸 상태가 좋아졌는데, 다른 사회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그때, 도서관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또 다른 병원에서 주차지킴이 등을 하면서 사회활동과 개인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일년 육개월 이상 주차지킴으로 일을 하기도 하였고, 매일 영어공부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노력을 하다 보니 혼란했던 정신이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하게 공부만 한다고 해서 삶이 나아지지는 않고 주차지킴이도 평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일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 낮병원의 소개로 앞산베네스트를 알게 되었고, 제과제빵 분야에 관심이 생겨 일도 하고 재활도 하길 희망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두려움을 이겨내고 지원하였고 결국 면접에서 합격하여 기회를 부여받았다.

앞산베네스트에서의 생활 역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이전에는 주차지킴이를 하면 혼자서 근무를 하기에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몰랐다. 하지만, 앞산베네스트에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일도 하고, 작업을 배우며, 공동의 목표를 위하 나아가야하는 곳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사람들과의 관계형성도 어렵고, 일도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이 아닌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내가 할 줄 아는 것만 하고자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이 부분이 지금까지와 너무 달랐던 부분으로 내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훈련교사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이렇게 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발전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 스스로 내 증상관리와 재활의 원동력이 노력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노력을 통해서 많이 개선해왔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처음 겪는 앞산베네스트의 생활 역시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마음을 먹은 대로 실천으로 옮기는 연습을 하였다.

우선을 일을 보다 능동적으로 하기 위하여 제과제빵에 대해서 보다 성실히 공부하고 싶어 제과제빵 기능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며 일도 병행하였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공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일도 점점 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점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하도록 바뀌어가고 있고, 공부 끝에 자격증도 취득하여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일 수영도 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려 애썼다. 또한 교회도 꾸준히 다니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늘렸으며, 그러한 것이 익숙해져서 앞산베네스트라는 일터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자연스럽게 되었다.

현재는 앞산베네스트에서 일을 하는 것이 즐거울 정도로 적응을 잘 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도 꾸준하게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적으로도 열심히 하고 있으며, 제과제빵 기능사 자격증 이외에도 케익데코레이션 등 분야를 넓혀 공부를 하고 있다.

또한 꾸준하게 운동을 하여 신체적인 건강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 그렇게 새로운 목표를 잡고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병에 대한 조절과 개선도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일’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 과연 지금의 ‘내’가 존재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며, 포기하는 삶을 살지 않게 응원해준 가족과 시설의 동료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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