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한글 점자(훈맹정음)를 창제해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의 일대기를 읽기 쉬운 만화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8일 강화군에 있는 ‘송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선양회’에 따르면 선양회가 지난 8월 착수한 만화책 발간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다음 달 초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선양회 관계자는 “그림 작업이 이번 주 안에 모두 끝난다”며 “출판사 계약과 인쇄 과정을 거치면 11월 초에는 책자를 출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 50쪽 분량의 만화책에는 송암 선생의 탄생부터 한글 점자 창제 과정, 76세의 일기로 작고할 때까지의 일생이 고스란히 수록된다.

특히 일본강점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한글 점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점 부각된다.

초·중·고교생이 예상 독자층이며 만화가 박흥렬 화백이 스케치 작업을 맡았다.

선양회는 만화책과 함께 송암 선생의 딸인 수채화가 박정희(87) 화백이 쓴 ‘나의 아버지 송암’이란 수필을 한데 묶을 예정이다.

‘나의 아버지 송암’이란 수필엔 박 화백이 자라면서 옆에서 지켜본 아버지 ‘송암’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선양회는 책이 완성되면 4천여부를 제작해 인천 관내의 초.중.고교에 무료로 배포하고 독후감 쓰기 대회도 열 계획이다.

선양회 유종현(67) 이사는 “송암 선생이 만든 한글 점자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 시대의 선각자였던 선생의 전기를 자라나는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1888년 3월 인천시 강화군 교동에서 태어난 송암 선생은 1913년 제생원 맹아부(서울맹학교 전신) 교사에 취임해 맹인 교육에 나섰다.

일어점자로만 교육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송암 선생은 1920년부터 한글점자 연구에 착수, 1923년 비밀리에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7년간의 연구를 거쳐 1925년 한글 점자를 완성했다.

한글 점자의 정식 반포일은 1926년 11월4일로, 시각장애인들은 이날을 ‘한글 점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송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선양회 지원조례’를 제정해 선생의 업적과 관련 문화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을 선양회에 지원하고 있다.

이번 만화책 발간 사업에도 시가 2천만원을 지원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2008년 송암 선생 탄생 120주년 이후 송암 선생 생가 복원 및 기념공원 조성 등 각종 추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san@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