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정책이 청각장애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말하는 에밀리 크라리아 학생. ⓒ에이블뉴스

[특집]스웨덴의 장애인복지를 배운다-⑧인터뷰

장애청년드림팀의 마지막 주자인 스웨덴팀이 지난 21일부터 스웨덴 현지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 3명과 협력자 3명으로 구성된 스웨덴팀은 ‘청각장애인의 삶’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스웨덴 청각장애인 교육지원체계 및 정체성 현황을 살피고, 한국에 적용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들의 연수과정을 동행취재하며 스웨덴 장애인정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중언어정책은 스웨덴 청각장애인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뀌어 놓았다. 이중언어정책으로 수화와 구화라는 두 가지 언어가 청각장애인들에게 모두 주어졌다. 또한 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화를 스웨덴어와 동등한 위치로 올려놓았다. 이를 기반으로 청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스웨덴 스톡홀롬교육대학 특수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에밀리 크라리아 학생은 스웨덴의 이중언어정책의 영향에 대해 이 같이 대답했다. 수화를 언어로 인정함에 따라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

에밀리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게는 수화가 유일한 소통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언어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이중언어정책으로 수화뿐만이 아니라 스웨덴 어도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수화나 구화만 배우는 것보다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것이 학교성적과 지식습득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에밀리는 “이중언어는 사회생활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한다. 수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구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법은 배운다. 스웨덴어가 가능하게 되면 비장애인들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융화되는데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에밀리는 스웨덴 복지정책에도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분명 청각장애인들에게 좋은 사회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할 무엇인가가 있다. 어쩌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예를 들면 TV자막은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또한 부모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이 에밀리의 분석.

에밀리는 스웨덴은 좋은 사회지만, 여전히 개선해야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에이블뉴스

이어 에밀리는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싸우지 않으면 후퇴하게 된다. 현재 스웨덴의 복지도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예전에 NGO들은 평등을 위해 매우 열정적으로 싸워왔다.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봤다. 협력하고 권리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청각장애인들에게 “나는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 물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나의 언어와 나의 존재에 대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농아인에게 수화는 당연한 권리이며, 어떤 언어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수화에 대한 자부심과 권리의식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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