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운동에 헌신해온 많은 청각장애인 선배들을 대신해 제가 상을 받는 것 같네요. 그 분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제4회 장애인인권상을 받은 한국농아인협회 제주도협회 양재근 사무국장은 "남모르는 곳에서 인권운동을 해온 분들이 많은데 상을 받게돼 미안하다"며 겸손하게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양 국장 또한 지금까지 음지에서 일해온 숨은 일꾼이었다. 양 국장은 지난 97년 국내 최초로 수화통역센터를 개소,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발전시키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또 99년에는 자막정보은행을 처음으로 개소해 청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문자와 영상으로 제공하는 기반을 조성했으며, 제주도내 전 관공서에 청각장애인용 공중팩스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청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향상에 기여했다. 더불어 그는 청각장애인이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적십자사의 불합리한 규정도 바꿔냈다.

"99년 11월말 즈음에 청각장애인 2명이 협회로 찾아와서 헌혈을 거부당한 것을 고발했어요. 바로 행정당국에 문제 제기를 해 청각장애인도 헌혈이 가능하도록 혈액의 내부규정을 개정시켰어요. 2개월이 걸렸습니다."

이외에도 양 국장은 제주도농아인협회의 전신인 제주도농아복지회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제주도장애인복지관 목공예 지도교사로 활동하며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직업 및 취업훈련을 도왔다. 이런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노인들이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양로원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 대상자들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죠. 이외에도 '숨어있는 인권'을 찾아내 장애인 인권향상을 위해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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