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호 시각장애인 판사로 임용된 김동현씨. ⓒ에이블뉴스DB

시각장애인 김동현 변호사가 지난 2012년 최영 판사에 이어 국내 2호 시각장애인 판사로 임용됐다.

20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에 따르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던 김동현 변호사는 20일 판사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김 씨가 시력을 잃은 건 2012년 5월로, 로스쿨 2학년 때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은 그는 세상이 모두 끝났다고 생각해 로스쿨도 휴학하고 병원에 오갈 때를 제외하고는 집에 틀어박혀 지냈다.

그를 다시 세상 밖으로 이끈 건 어머니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늘 김 씨의 옆을 지키며 “할 수 있다.” 고 힘을 실어 주었으며, 실의에 빠져 누워 있는 아들에게 최 판사 사연이 담긴 기사를 찾아 읽어주고 동영상 강의도 들려줬다.

어머니의 정성에 김 씨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같은 장애를 갖고 이겨낸 분이 있으니 나도 열심히 하면 된다.”

2013년 그는 다시 로스쿨에 복학 후 어머니의 도움뿐 아니라 아낌없이 도와 준 동료 덕분에 2015년 4년 만에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김 씨는 변호사 시험 합격 후 서울고법에서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2년, 서울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3년 그리고 5년 이상 경력자 대상의 법관 임용에 지원해 최근 합격한 것이다.

한시련은 “김 변호사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접근성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소수자의 인권보호와 공정한 판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법관으로서 김 변호사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으며, 우리사회 최후의 수호자로서 그 역할을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서 하리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어 “50만 시각장애인과 함께 판사 임용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김동현 변호사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시각을 바탕으로 공정한 재판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제2호 시각장애인 판사의 임용을 계기로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전국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공직활동의 길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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