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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그려낸 '특별한 지도' 이야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7-28 11:02:06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군복무 중 사고로 두 다리를 못 쓰게 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장애인을 위한 지도 만들기 활동에 나선 20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지도 그리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유경재(28)씨.

한성대 행정학과에 다니다 2007년 육군에 입대한 유씨는 상병 진급 직후인 2008년 9월 유격 훈련 중 밧줄 매듭이 풀려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한창나이에 중증 장애인이 된 충격은 컸다.

유씨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왜 하필 수많은 사람 중 나일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우울증과 실어증에 시달리다가 자살까지 시도했고, 나중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쳐다보게 됐다"고 되새겼다.

좌절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운동이었다.

병원에서 알게 된 지인이 휠체어를 타고 검술을 겨루는 휠체어 펜싱을 권했고, 별생각 없이 이에 응한 것이 변환점이 됐다.

유씨는 "휠체어 펜싱을 하는 분들이 장애인인데도 다들 결혼해 가정을 꾸미고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연속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고, 포기했던 학업도 재개했다.

그런 그에게 장애인을 위한 여행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년 중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과 관광지 주변의 휠체어 이동로와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를 지도화하는 작업이다.

작업을 총괄해 온 동화작가 정지영(35)씨는 "장애인 편의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고 휠체어가 넘지 못하는 턱 때문에 많은 장애인이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장애인인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안대를 끼고 휠체어를 탄 채 거리를 누비며 지도를 만들다 보니 종종 간과되는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5월 합류한 유씨는 '진짜 장애인'으로서 이런 단점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씨는 "봉사자들이 휠체어를 타고 안대를 해도 장애인과 정말로 같은 느낌일지, 실효성 있는 작업인지 의문을 느꼈다고 한다"면서 "저희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시는데 저도 나서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유씨의 합류 이후 지도 작업에 활력이 붙었다고 한다.

정씨는 "똑같이 휠체어를 타고 지나가도 유씨는 비장애인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점을 척척 찾아낸다"면서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적 기업인 포스코 휴먼스에 입사한 유씨의 꿈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유씨는 "장애인이라 (비장애인의) 1.5∼2배는 더 노력해야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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