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4년의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아시아태평양지역'(WBUAP) 부회장에 선출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정책기획실장. ⓒ에이블뉴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정책기획실장이 임기 4년의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아시아태평양지역'(WBUAP) 부회장에 선출됐다. WBUAP 임원에 선출된 것은 국내에 처음 있는 일로, 그 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 부회장은 “내가 아닌 우리나라를 지지해 준 결과”라며, “국제 시각장애인 사회를 조금 더 배우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질문: 임기 4년의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아시아태평양지역'(WBUAP) 부회장에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먼저 국내에서 어떤 역할과 활동을 벌여왔나?

답변: 2000년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직업복지팀장, 기획실장 등을 역임한 바 있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도 일했다. 2007년부터 3년 8개월 간 미국에서 공부했고, 전공은 재활상담이다. 미국 공인 재활상담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1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엔에스캅 사회개발국에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인 인천전략 수립을 위한 NGO 의견 수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 등을 맡았다. 이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기획실장으로 복귀해 일하고 있고, 내달 1일자 인사이동으로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질문: 부회장 선출이 국내에는 잘 알려 지지 않았다. 선출된 과정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국내 인사 중 WBUAP 임원 배출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답변: 내가 알고 있기로도 그렇다. 부회장 선출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8차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 총회’ 일정 중 지역별 임원선출이 진행된 지난 13일 이뤄졌다. 아태지역 총 투표 대의원 69명 중 37표를 얻어, 32표를 얻은 뉴질랜드 출신 상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선 이유는 한국의 지역 내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겸손이 아니다. 사실 나는 WBUAP에서 그리 많이 알려진 인사가 아니다. 2010년 잠시 참여했을 뿐, 그 동안 신인이나 마찬가지였다. 나 개인 보다는 한국을 지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질문: 투표 방식과 선거인단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답변: WBU는 유럽, 아시아,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다섯 가지 지역 단위 그룹으로 나뉘어 집행부가 수립한 계획을 지역별로 입안하고 있다. 회원국을 별도로 두기도 하지만 모든 구성은 국가별 대위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각국이 분담하는 회비에 따라 1명에서 8명까지의 대의원을 하나의 국가가 보유할 수 있으며, 회비는 대의원 수와 각 국의 경제사정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선진국으로 분류되며 6명의 대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투표는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총회에서 대의원들이 진행하게 되는데, 먼저 후보자들이 출마하고 대의원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배정된 모양의 투표용구를 함에 넣어 의시표현을 하는 방식이다. 13일 선거에서 나는 정사각형, 상대방은 삼각형 모양의 두꺼운 종이 조각을 배정받았다.

질문: WBU, 좀 생소하다. 구성과 역할, 그리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함께 설명해 달라.

답변: WBU는 전 세계 180여개 회원국이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장애인단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유럽, 아프라카, 아시아, 아시아태평양, 라틴 아리카 등 5개 지역 기구를 가지고 있다.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시각장애인의 역량강화, 점자의 보급과 개발, 대체자료의 세계화를 위한 지적재산권 보호 협회와의 국제 규약 마련 등이다. 올해 새로운 집행부가 등장했으므로 향후 4년의 목표는 다시 설정될 것이다.

질문: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답변: 전통적으로 WBU는 유럽이 강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WBU 회장에 노르웨이 사람이 당선됐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활발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웬만큼 잘 사는 유럽이나 다 같이 빈곤한 아프리카와 달리 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타 지역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은 지역기구다.

한국은 최근 일본, 중국과 함께 지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시각장애인계에서도 떠오르는 젊은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0년 마사지세미나’를 한국에서 개최했는데, 지금까지 가장 잘 치러진 대회로 지역 인사들로부터 회자되고 있다.

질문: 아시아태평양지역 부회장의 임기는 언제부터 시작되고, 향후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나?

답변: 임기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4년이다. 보통 총회를 기준으로 하는데 2012년 총회가 끝난 직후 임기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총회가 끝나는 2016년 어느 시점까지다. 어느 시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음 총회 개최지와 세부 일정이 2014년에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회장의 역할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회장 유고시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고 임원회의 일원으로 WBUAP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한다. 유엔에스캅 등 지역 국제기구에서 회장과 함께 대표단을 구성하게 되기도 한다.

질문: 끝으로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혀 달라.

답변: 얼떨떨하다. 뭘 할지 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WBUAP 부회장으로써 하고 싶은 일 보다는 국제 시각장애인 사회를 조금 더 배우고 싶다. 그리고 내년부터 새로운 ‘아태장애인 10년(인천전략)’이 시작된다. 인천전략의 수립 과정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한 만큼, 진행에 있어 아태지역 시민사회단체(CSO)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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