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사에서 일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티비 라만과 안내견 허블. ⓒ정봉근

우리는 최초의 시각장애인 사법시험 합격자인 최영씨의 소식을 접하고 크나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법조인의 꿈,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 꿈꿔왔을 그 크나큰 희망사항을 바로 현실로 이뤄냈기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지금 장애인계 이곳 저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 출신 지도자들이라면 과거 한번쯤 꿈꿔왔을 법조인의 꿈을 이제 젊은 시각장애인 최영씨가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법조인이 된 이후에 장애를 가진 사례는 있어도 기존의 장애를 극복하고 법조인이 되기란 그만큼 더 힘든 시간과 고통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장애인들은 그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권리를 되찾아 줄 희망을 이 젊은 시각장애인 미래 법조인에게 걸고 있을 지도 모른다.

활동보조인을 대신하고 있는 동료 연구원과 안내견 허블과 걸어가는 모습. ⓒ정봉근

미국에는 장애인 과학자가 3,000명 정도 등록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대학교수나 연구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미국에서 컴퓨터 및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장애인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해 내고 있는 과학자 티 비 라만(T V Raman)을 소개한다. 라만은 인도 태생으로 14세 때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게 되었다.동생과 활동보조인이 대신 교과서를 읽어주며 라만의 공부를 도왔는데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헌신과 도움이 그의 지속적인 공부를 도왔다. 점자가 새겨진 루빅규브를 24초 내 맞출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수학적 공간적 능력은 탁월했다. 라만은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특히 소질을 보였다.

단 24초만에 루빅 큐브를 맞추는 그의 모습은 유튜브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vSSLj3KvkbI

인도 푸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봄베이 기술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라만은 미국으로 건너와 다시 미국 명문대학 코넬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석,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다름아닌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음성인식 시스템 개발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개발한 'Emacspeaek' 프로그램은 세기의 발명품으로 미국 스미소미안 박물관에서 1999년부터 영구 보관 중이며 그는 현재 미국 구글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얼마전 에이블뉴스를 통해서 소개된 구글폰에 사용되고 있는 시각장애인용 터치폰 응용 기술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결국그는 미래 컴퓨터 분야 과학자를 꿈꾸는 장애 꿈나무 들에게 굉장히 인기있는 롤 모델 중 한명이다.

올해 주목해야 할 정부 사업이 하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고 한국의 스티븐 호킹 서울대학교 이상묵교수가 책임을 맡고 있는 복지연계형 QoLT 연구사업이다.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 사업의 주된 목적인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휴먼웨어 사업이다. 바로 미국의 티비 라만과 같은 장애인 과학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제에서는 과학 컴퓨터 관련 전공 분야에 장애인들의 진출을 돕기 위한 맞춤식 멘토링 및 인턴쉽 프로그램 개발 그밖에 대학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제도 및 기술개발에 관한 세부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애인 꿈나무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수많은 장애인 과학자들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정봉근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과대학에서 작업치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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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근 칼럼니스트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작업치료사, 보조공학사로서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장애인의 일상생활 변화와 이와 연관된 첨단기술을 장애학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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