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간질(癎疾·epilepsy) 용어를 뇌전증(腦電症)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간질 용어를 뇌전증으로 바꾸는 것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추진이 되고 있는 것일까?

한국간질협회는 지난 17일부터 청평산장호텔에서 간질장애를 갖고 있는 소아·청소년들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간질협회 신현숙 사무국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간질 용어를 변경하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을 밟았나?

"한국간질협회에서 간질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지지한 이름이 뇌전증이었다. 학문적 차원에서도 검토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때 다른 나라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이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6월 간질학회에서도 투표를 통해서 뇌전증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4개 법률의 개정안을 내놓았다. 임 의원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우리는 2007년부터 명칭 변경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7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는데, 임두성 의원 보좌관이 꾸준히 참석해 관심을 갖고 협력했다. 그동안의 과정을 쭉 함께 한 것이다. 한센인의 경우도 명칭을 변경하는데 성공을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주고 함께 했다."

-명칭을 변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편견 해소에 있을 것 같다.

"간질이라는 용어는 국어사전에 지랄병으로 설명돼 있을 정도로 편견이 심하다. 간질 자체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새로운 이름으로 가자는 결의가 있었다."

-뇌전증이라는 용어가 갖는 장점은?

"뇌전증이라는 용어는 병을 일으키는 기전을 정확하게 밝혀주고 있다. 간질이 일어나는 정확한 이유를 밝혀주면 정신병이라든지 귀신 들린 병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뇌에서 전기적인 방전을 일으켰을 때, 여러가지 형태로 돌발적인 장애가 일어나는 것이 바로 뇌전증이다.

영문 표기도 'cerebral electrical disorder'로 정했다. 대뇌에 전기적인 장애가 온다는 뜻이다. 간질에 대한 편견은 일본, 중국, 대만 등 유교문화권를 가진 나라들에서 심하다. 이 나라들도 한국이 이름을 바꾸면 함께 할 의사를 표명했다. 국제간질학회에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간질장애가 다른 장애와 함께 명시돼 있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도 이뤄져야 하지 않는가?

"학회와 협회가 이 부분도 같이 준비를 했다. 정부에다 이 부분을 요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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