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사람들]한국장애인개발원 변용찬 원장한국장애인개발원 변용찬 원장이 취임한지 100일이 넘었다. 변 원장은 취임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장애인정책을 연구해 온 인물로 장애인정책에 정통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장애인계 역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변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변용찬 원장 역시 취임식에서 개발원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 및 정책개발 분야를 강화해 개발원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피력한바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13일 변용찬 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향후 장애인개발원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최근 감자로 떠오른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회복지사업 개정, 장애인청 신설, 표준사업장 우선구매제도 진입, 장애인등급제 등 현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백종환 대표: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정책을 담당하는 연구원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으로 취임했는데 적응이 되는가? 애로 사항이 있다면 말해 달라.변용찬 원장: 장애인정책들을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많이 필요한데 예산 확보가 어려워 고민이다.
백종환: 인상이 참 선하고 유하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개발원을 이끄는 듯싶다. 그런데 부드러운 리더십 혹은 성향, 개인적 인상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편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철학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란 소문도 있다. 가지고 계신 장애인 철학이 궁금하다?변용찬: 장애인운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듯싶다. 개발원 차원에서 장애인 철학을 논하자면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 장애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정책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장애인단체는 운동을 하고 정부는 정책을 집행하고 개발원은 이 둘 사이에서 접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과거 개발원의 역할이 체육과 복지진흥 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정책을 개발하는 쪽에 있다. 복지부가 장애인정책을 만들 때 개발원이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본다.
백종환: 조직론 차원에서 개발원을 바라보는 모습과 변 원장의 생각을 겹쳐 이야기 했지만 철학적 이야기는 비껴 간 것 같다.변용찬: 우선 내 자신이 장애인운동을 안 한 것은 맞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정책들만 연구했다. 장애인단체에서 운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장애인단체 목소리를 전달하고 외국의 장애인정책 등을 한국에 소개하는 등의 역할에 충실 하는 것이 원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본다.
백종환: 같은 연장선상에서 보면 변 원장의 장애인당사자주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변 원장이 생각하는 장애인당사사주의는 무엇인가.변용찬: 장애인당사자들이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이 당사자주의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전문가들 선상에서 많은 정책적 논의가 있었다면 장애인문제는 장애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문제를 해결하는데 장애인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장애인들이 정책들을 소비자처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백종환: 개발원 원장 공모 당시 장애인계는 변 원장의 응모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낙하산 인사’란 소문도 있었다. 어떤 계기로 응모를 했는지 궁금하다.변용찬: 제1대 원장 모집 시 장애인단체나 주위로부터 권유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당시 시기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번 제2대 때 개발원이 더욱 필요로 하는 것이 연구 쪽이라는 소리를 듣고 충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
백종환: 영화 도가니를 봤나? 영화를 본 소감은?변용찬: 일단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울분을 많이 느꼈다. 물론 성폭행한 교장 등도 문제지만 그 외에 판사, 검찰 등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의 문제점도 많이 느껴졌다.
백종환: 영화 도가니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이 장애인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변용찬:
공익이사제 도입을 적극 찬성한다. 사회복지시설 연구를 10년 전에 했는데 당시
공익이사제, 옴부즈맨을 거론했다. 법인이라는 자체가 개방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여전히 폐쇄적인 구조다. 특히 의사결정 이사회에서 이뤄지는데 그 이사회에 공익이사가 없고 친척, 친구 등 친인척들로 구성된다. 법인입장에서는 공익이사가 1~2명만 들어와도 마음대로 휘저을 수 없다. 보통 5~7명으로 이사가 구성되는데 2명만 공익이사가 들어가면 이사회의 모든 것이 공개돼 폐단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백종환: 이 같은 이슈들이 장애인계에서는 많이 있다. 많은 장애인단체들은 성명서, 논평을 발표하고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개발원은 중요사안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없다. 향후에도 새로운 이슈들이 제기 될 텐데 개발원 차원에서 공식 표명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변용찬: 앞으로 큰 사안들에 대해서는 입장표명할 수 있도록 계획에 있다. 하지만 입장표명이란 것은 사안에 대한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조직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사안들을 분석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