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왼쪽부터) 스노보드 이충민, 박수혁, 이제혁 선수. ⓒ에이블뉴스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3월 4일-14일)'이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메달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알파인스키, 크로컨트리,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아이스하키 총 6개 종목에 31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한다.

에이블뉴스는 16일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참여한 장애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박수혁(22세, 남), 이제혁(25세, 남), 이충민(36세, 남) 선수를 만나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을 향한 포부를 들어봤다.

스노보드 종목은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알파인스키 세부종목으로 포함돼 시범종목으로 개최된 이후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부종목으로는 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등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경주하는 스노보드 크로스(SBX)와 기문 코스를 회전하며 내려오는 기록을 겨루는 뱅크드 슬라롬(BSL)가 있다.

16일 강원도 횡성에서 개최된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종목에서 결기를 펼치고 있는 박수혁 선수. ⓒ에이블뉴스

평창 이어 두 번째 패럴림픽 도전, 박수혁 “최선 다할 것”

태어날때부터 오른팔에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박수혁 선수는 중심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 고소공포증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당당한 스노보드 선수가 됐다.

박수혁 선수는 “스노보드에 요령이나 무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 매일매일 보드를 타다 보면 몸이 기억을 하는 것 같다”면서 “보드를 타는 하루 연습량은 약 3시간 정도 된다. 다른 선수들 보다 더욱 연습하고 오래 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연습벌레의 면모를 보여줬다.

박 선수는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세 선수 중 유일하게 평창 패럴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로, 국가대표 선수 중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장애인 스노보드 경력은 가장 선배다.

박수혁 선수는 “선수로 활동하며 대회를 하나씩 하나씩 치르다 보니 평창 패럴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나가게 되면서 굉장히 얼떨떨했다. 다시 한번 패럴림픽에 나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베이징 패럴림픽을 향한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중국 현지의 눈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16일 강원도 횡성에서 개최된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종목에서 결기를 펼치고 있는 이제혁 선수. ⓒ에이블뉴스

이제혁 “첫 패럴림픽 출전, 후회 없는 경기하겠다”

이제혁 선수는 2012년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관절의 운동 범위와 근력에 호전이 없어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이제혁 선수는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고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에 한계를 느껴 스노보드를 그만두게 됐고, 2019년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혁 선수는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어 패럴림픽쯤이야 나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해보니 너무 힘들었다. 출전을 앞둔 현재는 많이 긴장한 상태”라고 밝혔다.

장애인 선수로 활동하는 데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9년까지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2019년 7월 장애인 선수 등록 자격을 장애인복지법 제32조가 규정하는 '장애인등록증을 발급 받은 자'로 제한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선수·지도자·체육동호인·심판 등록규정 일부개정안'이 시행되며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전라남도 화순군청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지만 인정되지 않아 ‘장애 미해당 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승리한 끝에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다.

이제혁 선수는 “구체적인 목표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고 있기에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 또한 다시 이 순간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저 자신의 모토에 맞게 최선을 다하고 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을 시청하며 절대로 중국 선수들에게는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특히 박수혁 선수와 이제혁 선수의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출전은 16일 확정됐다.

박 선수는 “얼떨떨하다. 솔직히 기대는 안 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항상 긴장하고 있었다”고 밝혔고, 이 선수는 “일주일 동안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우울할 때도 많았는데 출전이 확정돼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6일 강원도 횡성에서 개최된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종목에서 결기를 펼치고 있는 이충민 선수. ⓒ에이블뉴스

첫 동계패럴림픽 출전 이충민, “사고 한번 칠 것”

이충민 선수는 2012년 사고로 인해 오른팔이 절단됐다. 그는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 2019년부터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이충민 선수는 “첫 패럴림픽 출전인데, 자국에서 열린 평창 패럴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면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물론 이후 개최되는 패럴림픽을 목표로 최대한 열심히 달릴 예정”이라고 각오를 보였다.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내가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는 이 선수는 “기록이 잘 나오지 않거나 힘들 때 영상 통화를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충민 선수는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 제가 보답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길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하게 10위~20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같이 베이징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정수민 선수와 함께 출전하지 못해 많이 아쉽지만, 네 몫까지 열심히 (준비하고 경기를 치러) 사고한번 치고 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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