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자유형 200m(S14) 결선에서 역영을 펼치고 있는 조원상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한민국 장애인 수영 간판' 조원상(26·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원상은 7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자유형 200m(S14) 결선에서 1분 59초 40의 기록으로 전체 파이널리스트 8명중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수영대표팀에 첫 메달을 신고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예선 1위로 결선에 오른 조원상은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렸다. 100m구간까지 1위를 지키다 150m 구간에서 1위를 내줬다. 이후 역영을 펼치며 이어 홍콩 탕와이록(1분 57초02)에 이어 두번째로 레이스를 마쳤다.

조원상은 선천적 장애로 5세 때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초등학교 때 학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교우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시작했다"던 수영은 조원상의 인생을 바꾸었다. '땀으로 노력하는 자에겐 항상 좋은 결과만 있다'는 좌우명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던 조원상은 혼신의 레이스로 약속을 지켰다.

2011년 전국체전 MVP, 인천아시안게임 개인혼영 금메달리스트, 지난해 멕시코시티 세계선수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조원상은 생애 두번째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4년전 인천 대회,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인 조원상이 피나는 노력으로 메달색을 바꿨다. 은메달 직후 조원상과 탕와이록이 서로를 축하해주며 물을 나눠 마시고, 함께 포옹하는 세리머니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훈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은메달 소감?

▶1등한 선수는 내게 제자이자 식구와 같다. 제자와 집안싸움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저도 성장을 했고 후배가 잘하니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계속 많이 붙어야한다. 집안싸움이 이어지겠지만 남은 게임 후회 없이 하고 싶다.

-1위 선수와 원래 친한 관계였나.

▶어릴 때 홍콩에서 저 선수가 재능이 있어서 (나와)함께 훈련하고 싶어 하기도 했다. 10년간 함께해온 식구 같은 동생이다. 저 선수가 중학교 때부터 봤다. 올해 5월에 홍콩 대회 초청도 받았다. 저도 잘했지만 동생도 정말 잘했다. 이번 대회 전에 같이 약속한 게 있었다. 형이 1등은 아니더라도 내 다음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 약속을 지켜서 기분이 좋다. 우리는 거의 형제다. 서로 아끼는 사이다. 그리도 나는 아무리 경쟁한다고 해도 어린 친구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홍콩선수는 스물한 살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기술적인 것을 내가 가르친다기보다 친구처럼 지내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홍콩선수는 인천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딴 선수인데,

▶그렇다. 제자는 인천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내가 나이가 더 많더라도, 열살 어린 선수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어른이든 아이든, 내가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넌 나한테 배워야해'가 아니라 어린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 물론 어린선수들이 형들을 보면서 배울 점도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인천 대회에선 개인혼영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남은 목표는?

▶개인혼영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접영 100m에서 승부를 볼 것이다. 남은 경기 최선 다하겠다.

-의젓하게 나온 후 시상식 때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제가 준비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한사람의 사진을 보면서 버텼다. 제가 소중하고 가장 아끼던 사람인데…(눈물) 뭘 포기해야할까 생각하다가 제 꿈이 수영이다 보니 그 사람을 포기했다. 365일 사진 한장 보면서 열심히 했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으니까 더 간절하게 열심히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언제나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다. 그래서 눈물이 더 많이 났다. 많이 괴로웠다. 내가 뭔가 보여주려면 이걸 열심히 해서 멋지게 찾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접영, 개인혼영도 간절하게 할 것 같다.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하고 어떻게든 나중에 찾아가고 싶다. 더 성숙해져서 멋지게 찾아가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은?

▶남은 경기 우리 수영팀 많이 응원해 달라.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 인기가 없지만 국민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명호 회장님이 신경도 많이 써주신다. 제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회장님 아니셨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늘 응원해주시고, 진지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첫 스타트를 잘 끊어서 후배들도 좋은 기운을 받을 것 같다.

▶저도 이제 나이를 먹고 베테랑이다. 후배들이 메달을 많이 땄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