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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패럴림픽] 세계인의 축제를 즐기는 ‘전미경’의 자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9-08 09:41:59
“나는 죽을 고비를 넘겨본 사람이 아닌가. 모든 순간이 감사하고 즐거울 수 밖에 없죠.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패럴림픽이라는 세계의 축제 속 한명의 일원입니다. 경기 준비요? 당연히 착실히 하고 있죠. 그런데 선수촌에 함께 있는 여러 나라 선수들을 만나는 것도 참 소중한 기회인 것 같아요.”

10여 년 전인 2004년 11월, 그를 덮친 교통사고는 경추손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의료적 진단으로도 사지마비, 더 이상 움직일 수도 밥도 혼자 먹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의사의 말. 침대에 누운 채 ‘죽은 것처럼’ 살았다.

절망 끝에 수영으로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젓가락질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은 혼자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고, 재활이었던 운동으로 수영선수라는 다른 이름이 생겼다.

그렇게 처음 올랐던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 이후 사이클로 전향해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국가대표가 된 사연의 주인공이 있다. 핸드사이클 부분에 출전하는 전미경 선수다.

두 번째 올림픽이지만 종목이 바뀌면서 ‘첫 출전’과도 같다는 전미경 선수. 그가 즐기고 있는 패럴림픽 이야기를 들어봤다.

4년을 기다린 결전의 무대, 전미경 선수의 경기는 오는 14일과 15일에 예정돼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4년을 기다린 결전의 무대, 전미경 선수의 경기는 오는 14일과 15일에 예정돼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소문처럼 허술한 선수촌…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전미경

전미경 선수에게 선수촌 방을 살짝 공개해 달라고 청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은 선수촌에 기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허가된 날로, 리우패럴림픽 선수들의 ‘사적 공간’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선수촌 안을 가로지르는 공원 옆에 위치한 한국 선수들의 보금자리. 선수들의 공간은 거실과 두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었다. 집 안 공간은 턱이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선수들에게도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각각의 방에서 연결된 두 개의 화장실은 장애인 선수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로 터놨다. 양 쪽 방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서로 약속을 정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것 보다야 훨씬 나았다.

다만 올림픽에서부터 지적돼 온 것처럼 거실과 화장실, 건물 곳곳의 허술한 마감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여기에 장애인 선수들이 이용하기에는 높은 싱크대와 세면대, 불안정한 안전바 등은 선수촌이 사후 활용에 초점을 맞췄을 뿐 배려는 들어있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전미경 선수의 반응이 조금은 달랐다.

그는 “불평해 봤자 뭐하겠어요. 이곳보다 공간이 훨씬 작은 런던패럴림픽 선수촌도 써봤고, 승강기가 좁아 고생했던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도 있었는데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불편함이 많은 속에서도 불평보다는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그가 패럴림픽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이었다.

세계적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찬스’ 활용하기

식당을 대하는 생각도 남달랐다. 사실 이번 대회 선수촌 식당은 너무 짠 음식과 많은 나라선수들의 음식문화가 배려되지 않은 한정된 메뉴로 선수들이 ‘대놓고’ 접근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

전미경 선수 역시 “음식이 엄청 짠 것은 사실이다. 보통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은 지역 국가 권역별로 준비를 해 두는 편이지만 리우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어 “그래도 나는 식당에 나가서 먹는 것이 좋다. 입맛에 맞는 것 한 두 개는 찾을 수 있고, 도저히 안 되면 빵에 쨈이 있지 않은가. 물론 선수단에서 챙겨온 즉석밥도 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다.”며 “이곳 까지 왔는데 다른 나라 선수들과 좀 더 어울리고 싶어서 한 번이라도 더 나가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훈련이 없는 시간 종종 선수촌 광장으로 나간다.

그곳에는 만나는 다양한 나라 선수들은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미경 선수는 “사고로 다치고 난 뒤 아무것도 할 수 었었던 나는 혼자 있으면 아무리 잘 먹고 잘 쉰다고 해도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필요한 만큼 휴식하고 나면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오히려 내 경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을 만나는 것 뿐 아니라 전미경 선수의 SNS에는 한국 선수단들과 찍은 ‘셀카’들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전미경 선수 SNS 에이블포토로 보기 다른 나라 선수들을 만나는 것 뿐 아니라 전미경 선수의 SNS에는 한국 선수단들과 찍은 ‘셀카’들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전미경 선수 SNS
다른 나라 선수들을 만나는 것 뿐 아니라 전미경 선수의 SNS에는 한국 선수단들과 찍은 ‘셀카’들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특성에 따라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는 종목도 있겠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훈련 외 시간에 만나 기분과 체력을 ‘UP’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터.

솔직히 말하자면 국가대표라는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동료들과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단다.

여기에 경추 손상으로 몸이 힘들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면 강직되는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그는, 사람에게서 긍정적 에너지를 받는 자신의 컨디션 순환 방식을 터득한 것.

사실 4년 전 런던패럴림픽에서 수영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전미경 선수가 사이클로 전향해 다시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이유도 비슷하다.

수영이 물속에서 고독한 싸움을 하는 시간이라면, 사이클은 경기에 집중하는 순간에도 새로운 자연을 느낄 수 있고 선수들을 향해 외치는 응원의 소리를 듣고 볼 수 있다.

전미경 선수는 “이곳 리우에서도 현지 훈련에 나선 우리를 향해 시민들은 엄지를 치켜세웠다.”며 “자신들도 바쁜 시간에 도로를 막고 훈련하는 선수들이 야속할 법도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응원했고 힘이 됐다.”고 기억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국제대회들에서 경험한 경기와 환경, 심리적 변화를 좀 더 학문적으로 배워 공유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올해 초 미뤄 왔던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 스포츠 심리 석사과정에 도전한 것.

1학기는 국가대표 훈련과 병행하며 일정이 없는 날은 하루 종일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다. 2학기가 시작된 지금은 잠시 양해를 구했고, 대회가 끝나면 다시 공부에 열중할 생각이다.

그는 “내 경력이나 기록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내 나름의 선수로써 즐기는 방법을 찾았고 스포츠 심리학으로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등 목표로 한 경기… 코너링 많은 코스 모두에게 평등할 것

4년을 기다린 결전의 무대, 전미경 선수의 경기는 오는 14일과 15일에 예정돼 있다.

전미경 선수가 메달을 목표하는 종목은 14일 예정된 개인도로 독주로, 2015년 스위스월드컵과 세계선수권, 2016벨기에세계선수권에서 모두 3위권 안에 안착한 바 있다.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그가 목표하는 성적은 2위다.

전미경 선수는 “1위를 목표로 하고 싶지만, 너무 무리한 목표는 독이 될 것 같다.”며 “객관적 기록으로는 3위의 가능성이 크지만, 한 단계 높은 2위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유턴과 커브가 많은 도로 특성상 모든 선수가 동등하게 제약조건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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